서울경제신문이 4일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대신증권·교보증권·IBK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9월 추천 모델포트폴리오(MP)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SK이노베이션(096770)·포스코·네이버·KB금융(105560) 등 IT와 산업재·은행업종의 대표 종목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증권사들의 MP는 매달 초 투자자들에게 제안하는 종목 투자 가이드라인 역할을 한다. 특히 삼성전자의 배터리 리콜 사태는 주가에 일시적 영향을 미칠 뿐이라고 지적했다.
먼저 삼성전자와 현대차·SK이노베이션은 증권사 5곳이 제시한 9월 MP에서 모두 유망주로 꼽혔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성장성이 지난 2013년과 비교해 분명 낮아졌지만 외국인과 기관 수급 등의 증시 주변 환경은 오히려 개선됐다”며 “실적 개선과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네이버와 엔씨소프트(036570)·KB금융·한국전력(015760)은 4개 증권사의 선택을 받았다. 이들 종목은 한국전력을 제외하고는 올 하반기 들어 이미 두 자릿수의 수익률을 달성하고 있다. 이 가운데 KB금융은 연내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더욱 부각되고 있다. 안현국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 이후 연내 금리 인상 확률이 높아지면서 7월 이후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은행주의 추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밖에 KT(030200)와 SK텔레콤(017670) 등 통신업종의 대표주들도 각각 증권사 3곳의 추천을 받으며 이달의 투자 유망 종목으로 꼽혔다. 양호한 실적과 배당 매력까지 두루 갖춘 통신주가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증시의 안정적인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맞춰 교보증권은 지난달 제외했던 통신업종을 다시 MP에 포함했고 삼성증권은 통신업종의 편입 비중을 상향 조정했다.
현대중공업(009540)과 포스코·두산(000150)그룹주 등 혹독한 구조조정을 이겨내고 펀더멘털이 눈에 띄게 개선된 종목들도 유망 종목으로 제시됐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하반기 유망 종목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단순히 업황 전망이 좋다기보다 불투명한 업종 환경에서도 구조조정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음식료업종은 여전히 투자 관심 대상에서 소외됐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성장성 둔화로 기대 이하의 실적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3·4분기 판매관리비 증가까지 겹치면서 수익성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학균 미래에셋대우 투자전략팀장은 “9월 증시는 대외 변동성 확대로 숲(시장)보다 나무(업종·종목)를 보고 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실적 개선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IT업종과 턴어라운드 국면에 접어든 소재·산업재 위주로 압축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