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 제품으로 불황 뚫는 '제지 빅2'

한솔 하이테크 소재개발 집중
2분기 영업익 132% 늘어 375억
2020년 특수지 매출 1조 목표
무림, 디지털지·CCP 용지 등
고부가 제품으로 해외공략 확대
상반기 페이퍼·P&P 매출 5,816억

이상훈 한솔제지 대표


김석만 무림페이퍼 대표


제지업계의 양대 산맥인 한솔제지와 무림이 시장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인쇄용지에서 벗어나 고부가 제품 개발과 수출비중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한솔제지는 인쇄용지, 산업용지, 특수용지 등 3개의 사업 포트폴리오 가운데 기술집약형 특수소재인 하이테크 종이소재에 집중하고 있다.

하이테크 종이소재는 인쇄나 포장에 사용되는 일반 종이와는 달리 정보통신(IT), 화학 등 산업분야 소재로 활용되는 고기능성 분야에 속한다. 업계 최초로 개발한 나일론 섬유용 프린팅 용지가 대표적이다. 의류, 커튼 등에 이미지를 입히기 위해 사용되는 첨단 특수종이로 디자인을 용지에 인쇄한 후 열을 가해 다시 섬유소재에 옮기는 방식이다.

한솔제지는 이외에 변압기, 모터, 발전기, 전자기기용 배터리 등에 사용되는 전기 절연용지와 부가가치를 높인 특수 감열지 분야에도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감열지는 열을 가하면 색이 드러나도록 약품 처리한 종이로 백화점, 마트 등에서 발급하는 영수증을 만드는데 쓰인다.


이상훈 한솔제지 대표는 “특수지는 한솔제지가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는 분야”라며 “2020년까지 하이테크 종이소재 등 특수지 분야에서만 1조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적개선도 뚜렷하다. 2·4분기의 경우 연결기준으로 37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2% 늘었다. 매출액은 3,319억원으로 2.9% 증가했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생산제품의 50% 가량을 미국, 중국, 일본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며 “특수지인 감열지의 수출가격이 상승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무림페이퍼, 무림SP, 무림P&P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무림도 시장 선호도가 낮은 종이 비중을 줄이고 디지털지와 라벨지, 전사지 등 해외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고부가 제품 비중을 대폭 늘리고 있다.

화장품, 의약품 케이스로 사용되는 CCP(Cast Coated Paper) 용지가 대표적이다. 무림 관계자는 “CCP 종이는 한류에 힘입어 아시아 등 해외시장에서 수익성과 성장성이 높은 아이템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무림SP에서 생산하는 CCP는 국내 제지업체 중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할 만큼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림은 컴퓨터에서 작업한 내용을 소량으로도 손쉽게 인쇄할 수 있는 디지털용지를 개발해 ‘프로디지털’ 브랜드로 미국, 영국, 호주 등에 수출하고 있다.

김석만 무림페이퍼 대표는 “차별화된 제품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지종 시장공략을 통해 어려운 국내 제지시장에서 수익성을 개선하고 한발 더 나아가 해외시장 점유율도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쇄용지 불황에도 불구하고 고부가 특수지 시장 개척과 수출 확대 등으로 실적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무림페이퍼는 올 상반기 2,767억원의 매출에 19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고 무림P&P는 3,049억원의 매출과 9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서정명기자 vicsjm@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