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대규모 리콜 결정에도 시장은 오히려 ‘환호’

리콜 비용 발생으로 단기 실적 악화는 불가피
소비자 신뢰 확보로 브랜드 가치 상승 기여 평가
발화 배터리 공급한 삼성SDI는 장중 6% 넘게 급락



삼성전자(005930)의 배터리 문제가 발생한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7’에 대해 리콜 결정이 주가에 오히려 약이 됐다. 5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리콜에 따른 이익손실보다는 소비자신뢰 회복이 호재로 작용하며 160만원대를 다시 넘어섰다.

이 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56%(9,000원) 오른 160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외국인은 381억원 어치를 사들이며 2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증권가에서는 일부 배터리에 문제가 발생한 250만대의 리콜 결정으로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 감소기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리콜에 따른 이익감소가 최대 2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일부 예상과는 달리 실제 피해규모는 최대 8,000억원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콜 결정으로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의 산술적 피해는 최대 1조원에 달하지만 판매되지 않은 정상 제품과 신흥시장 리퍼폰(결함이 있는 부품을 바꿔 재조립한 휴대폰) 재활용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실제 3분기 피해금액은 3,000억~6,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도 “최악의 경우 하반기 예상 판매대수(1,200만대)를 모두 판매하지 못하면 2조원 이상의 이익감소로 이어지겠지만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며 “하반기 보상비용과 판매감소분을 모두 감안하면 실제 이익감소분은 8,000억원 정도”라고 전망했다.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삼성전자의 대규모 리콜 조치가 오히려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만약 배터리 교체 결정만을 내놓았다면 소비자 불안 가중으로 더 큰 혼란이 야기되면서 차세대 스마트폰 감소로 이어졌을 것”이라며 “전량 리콜로 ‘삼성전자 제품은 믿고 쓸 수 있다’는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가 강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도 “대규모 리콜로 3분기 실적은 일시적 악영향이 불가피하겠지만 이후 실적 회복이 예상되고 1982년 타이레놀 제품의 전량 리콜 결정을 내린 존슨앤드존슨의 사례처럼 소비자 신뢰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낮춘 증권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반면 결함이 드러난 문제의 배터리 대부분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진 삼성SDI(006400)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삼성SDI는 장중 6% 넘게 떨어졌다가 거래 전일보다 2.76% 내린 10만5,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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