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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트럭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으면 뒤따라오는 트럭도 동시에 브레이크가 작동합니다. 발을 쓸 필요가 전혀 없죠.”
지난 5일 스웨덴 고텐버그 볼보 데모 센터에서 만난 하이더 워킬 볼보트럭 모빌리티&자동화 총괄 본부장은 플래투닝(Platooning·군집주행) 차량에 동승해 이같이 설명했다.
플래투닝 차량을 직접 체험한 것은 국내 언론으로는 처음이다.
이날 볼보트럭 플래투닝 체험을 위해 운전자가 직접 운전하는 선두트럭과 선두트럭의 통제를 받는 2대의 후방트럭이 준비됐다. 기자가 체험한 차량은 지난 3월 ‘유러피안 트럭 플래투닝 챌린지’에 참가했던 모델이다.
이 대회에서 볼보트럭은 약 40톤 가량의 짐을 실은 총 3대의 FH 4x2 트랙터로 프로젝트에 참가해 유럽 횡단을 마쳤다. 3대 이상의 트럭이 실제 도로에서 주행한다면 다른 차량의 운행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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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탑승한 두 번째 트럭이 고속도로에 진입하자 선두트럭에 플래투닝 요청 신호를 보냈다. GPS를 이용해 달리는 트럭의 정확한 위치 파악이 끝나자 차량 간 무선통신(Vehicle-to-Vehicle Communication)이 연결돼 플래투닝이 작동됐다. 앞 차와의 시간 간격은 1초, 시속 80km/h로 달리고 있어 거리는 22m 남짓이었다. 워킬 본부장은 “간격이 좁을수록 공기저항을 적게 받아 연료소비효율이 높아지게 된다”며 “22m 간격으로 주행할 경우 7%의 연료절감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볼보트럭은 올 3월 스웨덴 정부로부터 고속도로 시험주행 허가를 받았다.
주행 도중 다른 차가 끼어들자 플래투닝이 해제됐다. 장애물이 감지되면 안전을 위해 차량 간 간격이 재조정되며 시스템이 일시 정지 되도록 설계되어있기 때문이다. 안전거리를 확보해 사고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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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플래투닝이 상용화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무엇보다 국가별로 제각각인 법규나 기준을 표준화하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프랑스의 경우 플래투닝 차량 간 거리 50m를 유지해야 하는 반면 스웨덴은 경찰이 보기에 안전하게 주행해야 한다. 표준화된 규범 없이는 국경선을 넘어 이동하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다. 워킬 본부장은 “고객들이 플래투닝 관련 기술을 원한다면 즉시 제공할 수 있지만, 플래투닝 시스템이 장착된 차량들이 실제 도로에 운행 될 수 있도록 교통 법규 등의 제반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사회 구성원들간의 협의와 합의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웨덴)김나영기자 iluvny2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