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 /AP연합뉴스
“헬로, 월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1·미국)가 지난 1996년 프로 전향 기자회견에서 남긴 유명한 한마디다.
그로부터 20년. 우즈는 오랜 재활 끝에 복귀를 깜짝 선언했다. 그의 복귀를 고대해온 세계 골프팬들을 향해 ‘헬로, 어게인’을 외친 것이다.
우즈는 8일(한국시간)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컴백 일정을 발표했다. 10월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016-2017시즌 개막전 세이프웨이 오픈이 복귀전이다. 이어 11월3일부터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릴 유럽 투어 터키항공 오픈, 12월1일부터 바하마에서 타이거 우즈 재단 주최로 열리는 이벤트 대회 히어로 월드챌린지에도 출전하기로 했다. 앞서 9월30일부터는 유럽과의 대항전 라이더컵에 미국팀 부단장으로 나선다. 우즈의 라이더컵 참가는 지난해 11월 결정됐다.
우즈는 복귀 일정을 밝히며 “아직도 재활 중이지만 (다음 시즌 개막전까지) 내 골프가 준비돼있기를 바란다”면서 “대회를 계속 거르는 게 고통스러웠지만 이번엔 완전한 회복을 위해 서두르지 않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우즈가 예정대로 다음 달 복귀하면 417일 만의 공식 대회 출전이다. 우즈는 지난해 8월23일 윈덤 챔피언십에서 시즌 최고인 공동 10위에 올랐지만 한 달 뒤 두 번째 허리 수술을 받고는 돌아오지 못했다. 이 사이 전 세계 1위 우즈의 세계랭킹은 711위까지 떨어졌다.
은퇴설마저 나돌던 우즈의 복귀는 누구보다 골프팬들에게 설레는 소식이다. PGA 투어는 제이슨 데이(호주)를 비롯해 더스틴 존슨(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조던 스피스(미국)의 빅4가 주무르고 있지만 우즈가 전성기에 보여줬던 압도적인 경기력과 영향력에는 누구 하나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데이와 매킬로이 등 선수들도 우즈의 복귀를 크게 반겼다. 최근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우승하며 부활을 알린 매킬로이는 “우즈에겐 골프계에서 누구도 대신하지 못하는 아우라와 영향력이 있다. 그가 많이 그리웠다”며 “그를 오랫동안 필드에서 보고 싶다”고 밝혔다.
문제는 부상 재발이다. 우즈는 2014년 3월 혼다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처음 허리 부상을 입은 뒤 재활과 재발 사이에서 힘겹게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혼다 클래식 중도 기권 이후 16개 대회에서 톱10에 단 한 차례 들었을 뿐이다. 미국 골프채널 해설자 브랜들 챔블리는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 스윙으로 바꾸지 않으면 부상은 또 재발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1년간 필드 복귀 욕구를 억누르며 재활에 매달린 이상 금세 통증이 재발했던 과거와는 다를 거라는 기대도 있다.
나이키가 지난달 4일 골프클럽과 골프볼, 골프백 생산 중단을 선언하면서 우즈가 새로 들고 나올 골프용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즈는 2002년부터 나이키 골프클럽을 써왔다. 우즈 측은 “어떤 클럽을 택할지 고민 중이며 언제 결정을 내릴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우즈는 메이저대회 14승을 포함해 PGA 투어에서 통산 79승을 올려 상금으로만 약 1억1,0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그는 다음 달 복귀와 함께 PGA 투어 최다승 기록인 82승과 메이저 최다승인 18승 도전을 재개한다. 그의 마지막 메이저 우승은 2008년 US 오픈이었고 PGA 투어 우승은 2013년 8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이 마지막이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