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어학·자격증·고시 등 취업 준비를 위한 온라인강의 학원의 이용 약관을 심사해 5개 유형의 불공정약관을 시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심사 대상은 랭킹닷컴 순위 기준 상위 24개 사업자로 이 중 윌비스 등 20개 사업자의 약관에서 법 위반 혐의가 발견됐다.
온라인강의가 시작된 뒤 일정 기간이 지난 경우 수강료의 해지·환불을 제한한 약관은 평생교육법 등의 규정에 따라 실제 수강한 부분에 대한 수강료와 위약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환급해주도록 수정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1개월이 넘는 강의를 듣는 수강생은 언제든 계약을 해지하고 남은 수강료를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수강 기간이 1개월 이내인 강의는 수강 기간의 절반이 지나기 전까지는 환불이 가능하다.
수강생이 강의 신청을 철회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철회할 경우 위약금을 부과하는 등 청약철회권을 제한하는 조항도 개선했다.
전자상거래법은 온라인 거래에 대해 고객의 청약철회권을 보장하고 있다. 물건을 직접 보지 못하는 상태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만큼 소비자를 두텁게 보호하는 취지다. 공정위는 온라인강의 거래에도 이같은 전자상거래법 조항을 적용해 청약철회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보고 온라인강의 학원에 관련 약관 시정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청약 철회를 제한한 9개 사업자는 약관을 7일 이내 강의 신청 등 청약을 철회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청약 철회 때 위약금을 부과한 조항도 삭제했다. 환불금은 청약 철회 신청 후 3영업일 이내 수강생에게 지급하도록 했다. 아울러 수강신청을 온라인으로 한 경우 취소도 온라인으로 할 수 있도록 관련 조항을 바꿨다.
일부 학원들이 환불금액을 적게 책정하는 꼼수도 고쳤다. 일부 학원들은 ‘수강시간’과 ‘수강횟수’ 중 환불액이 더 적게 나오는 것을 선택하거나 이용기간이 1개월 미만이더라도 1개월로 간주하기로 하는 등 불합리한 조항을 약관에 명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실제 수강 시간을 기준으로 환불금을 산정하도록 했다. 분쟁이 발생했을 때 소송 제기 기한을 제한하거나 사업자의 귀책사유 입증 책임을 고객에게 부담시키는 약관 등은 모두 삭제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 심사 과정에서 사업자들은 문제가 된 약관 조항을 모두 스스로 바로잡았다”며 “이번 약관 시정으로 온라인강의 중도 해지와 환불에 대한 기준이 정립돼 경제적 약자인 취업 준비생들의 권익이 증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임세원기자 wh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