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안젤리크 케르버가 11일(한국시간) US 오픈 테니스대회 여자단식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안젤리크 케르버(28·독일)가 올해 메이저대회 두 번째 우승으로 세계랭킹 1위 등극을 자축했다.
케르버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 오픈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카롤리나 플리스코바(11위·체코)를 2대1(6대3 4대6 6대4)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올해 호주 오픈 결승에서 세리나 윌리엄스(미국)를 누르는 파란을 일으킨 케르버는 이번 대회 4강에서 윌리엄스가 탈락하면서 12일자 순위에서 세계 1위 등극이 이미 정해져 있었다. US 오픈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당당히 1인자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이다.
독일 선수가 세계 1위에 오른 것은 1997년 3월 슈테피 그라프 이후 19년6개월 만이다. 왼손잡이로는 1992년 모니카 셀레스(당시 유고슬라비아) 이후 24년 만에 US 오픈 여자단식을 제패했다. 케르버는 윌리엄스를 제외하면 쥐스틴 에냉(벨기에) 이후 9년 만에 한 해 메이저 여자단식 2승 이상을 거둔 선수가 되며 롱런 가능성을 입증했다. 올해 4대 메이저대회 가운데 프랑스 오픈을 제외한 3개 대회에서 결승에 올라 우승 2회의 성적을 냈고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단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강 서브나 파워가 돋보이지는 않지만 빠른 발을 앞세운 수비가 뛰어나고 실책이 많지 않은 안정감이 강점이다. 이번 대회에서 7경기를 치르면서 한 번도 상대보다 더 많은 실책을 범하지 않았다.
케르버는 이날 플리스코바와 결승전에서도 실책을 줄이는 안정된 경기력으로 우승상금 350만달러(약 38억7,000만원)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공격 성공은 40개와 21개로 플리스코바의 우세였으나 실책을 17개로 묶어 47개의 플리스코바와 30개나 차이가 났다. 2시간7분 접전 끝에 승리한 뒤 그는 “5년 전 이 대회에서 메이저 4강에 처음 올랐다”며 “지금은 우승트로피를 들고 여기에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