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존 케리(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손을 맞잡고 있다. 이날 양국은 5년간 이어진 시리아 내전의 휴전에 합의했다. /제네바=AFP연합뉴스
지난 2011년 이후 29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내전에 휩싸였던 시리아가 12일(현지시간) 휴전에 돌입한다.
CNN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 13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 끝에 시리아 내전의 임시휴전에 합의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1주일 이상 휴전 상태가 이어진다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기 위한 공동 군사작전을 펼치기로 약속했다.
케리 장관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 비극적인 분쟁을 종결짓기 위해 모든 시리아 내전 관계국들에 공습을 포함한 모든 적대적 행위의 중단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도 “새로운 관계의 시작”이라며 양국이 서로를 불신하는 대신 테러리즘에 대항하는 공동 노력을 발전시키자고 강조했다. 다만 양측은 공식 휴전 협상문을 내보내지는 않았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이날 언론을 통해 휴전 협정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표했으며 반정부 대표단인 고위협상위원회(HNC)도 이번 합의를 환영했다.
특히 이번 협상에서 눈에 띄는 진전은 휴전이 1주일간 이어질 경우 미국·러시아 양국이 알카에다의 시리아 지부인 알누스라와 IS 격퇴를 위한 공동 작전을 펴기로 한 점이다. 시리아 내전 해결책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양국이 공동 군사작전에 합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휴전에 성공한다면 이슬람 지하디스트 격퇴전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최초로 공동 작전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양국은 타격 대상 자료를 공유하는 공동 작전센터를 만들어 폭격 대상 등을 조율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휴전 합의가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최대 격전지인 알레포에서 정부군과 반군이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합의 이행을 강제할 장치는 없기 때문이다. 실제 휴전안이 나온 지 불과 몇 시간 후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시리아 북부 지역에서 80여명이 공습으로 사망하는 등 공격이 이어지면서 어렵게 도달한 휴전 합의가 2월처럼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미국과 러시아는 2월27일 한 차례 휴전에 합의했으나 4월27일 국경없는의사회가 운영하는 알레포 지역 야전병원이 공습으로 초토화되면서 사실상 휴전 체제가 와해됐다.
AFP통신은 이달 10일 이들리브의 상업지역에 폭탄이 투하돼 어린이 13명을 포함해 총 58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공습 주체는 시리아 정부군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같은 날 알레포 인근에서도 헬리콥터와 전투기 등에서 투하된 폭탄에 30명이 사망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