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조셉(왼쪽부터) 데이코 회장 , 서병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 윤부근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LA 시의원 데이빗 류, 데이코 척 휴브너 최고경영자(CEO), 이종석 삼성전자 북미총괄장(부사장), 빌 앨런 LA카운티경제개발공사 사장이 8일(현지시간) 인수식이 열린 미국 캘리포니아 인더스트리시에 위치한 데이코 본사 행사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사업 재편이 더욱 빨라지고 과감해졌다. 세계 시장에서 1등을 할 수 있는 사업에만 집중한다는 JY(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식 경영철학은 인수합병(M&A)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큰 틀의 계열사 매각과 합병을 완료하고 올해는 사업부 수준의 인수와 매각을 통해 주력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프린터사업부문을 HP에 매각하는 방안을 이르면 12일 이사회를 통해 확정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연초부터 격주로 HP 관계자들과 만나 매각 논의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프린트 영업 부문 인력 인수를 두고 협상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HP에서 관련 인력을 전격 인수하기로 하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탄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 10일자 1·9면 참조
삼성전자가 프린터 사업부 매각 추진 등 최근 3개월 새 진행한 M&A 작업을 살펴보면 달라진 세 가지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세계 1등을 위해 최대한 지원하지만 성과가 없다면 과감히 정리한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프린트 사업부 경쟁력 강화를 위해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그룹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올해 초에는 음성인식·프린팅서비스 전문기업인 미국의 뉘앙스 커뮤니케이션즈와 협업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프린팅솔루션 업체인 심프레스를 인수했다. 하지만 성과가 나지 않자 과감하게 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주력 사업은 더욱 강화한다는 점이다. 지난 2014년 11월 방위산업과 석유화학 계열사 네 곳을 한화에 통매각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11월에는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과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을 롯데케미칼에 매각했다. 이후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2015년 2월 모바일 결제 솔루션 업체 루프페이를 인수해 삼성페이를 성공적으로 출시했다. 올해 6월에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조이언트를 인수했다. 삼성이 강점을 보이는 하드웨어와 융복합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B2B 부문에 대한 추가 M&A나 가능성이 있는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VR콘텐츠 제작 벤처기업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도 좋은 예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체질 개선 작업이 연말까지 속도감 있게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올해 말 정기 인사를 전후해 주력 사업에 100%의 힘을 쏟을 수 있는 완성형 모습을 갖추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IBM이 시의적절하게 사업구조를 바꾸는 데 성공해 최고의 하드웨어 기업에서 정보기술(IT) 서비스 업체로 거듭난 바 있다”며 “삼성 역시 이 부회장 주도로 빠르게 주력 사업 위주로 조직과 사업을 개편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