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즈IR] 현대건설 하반기 해외 수주 6조…성장성 논란 끝낸다

상반기 해외부문 수익개선 이어
러 비료·베네수엘라 정유공장 등
하반기에도 착공·수주 잇따라
저평가된 주가 추가상승 기대



올 상반기 해외건설에서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낸 현대건설(000720)이 하반기에도 최소 6조원을 넘는 해외 신규수주로 성장성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계획이다. 현대건설 주가는 지난 6월 말 3만원 대 초반에서 바닥을 확인 한 후 하반기 실적 개선 전망에 힘입어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외국인은 6월22일 본격적인 매수세를 펼치며 지난 9일까지 425만8,613주(1,530억원)을 순매수했다.

현대건설의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5%, 4.5% 오른 8조9,745억원, 4,756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회사 측은 국내 및 해외 대형 프로젝트의 매출 확대와 해외부문의 수익성 개선에 힘입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대건설은 상반기 쿠웨이트 자베르 코즈웨이 해상교량 공사, UAE 원자력발전소 등 대형 프로젝트를 착공하며 해외부문의 매출이 급상승했다. 원가율이 전년동기대비 2.5% 개선되는 등 수익성도 대폭 높아졌다. 현대건설은 “안 되는 사업은 과감히 버리는 전략에 맞춰 신흥시장에서도 수주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선택과 집중’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다른 국내 건설업체들이 중동 플랜트 수주에 뛰어들었다가 저가수주의 늪에 빠져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것과 달리 인프라환경(토목)·건축·플랜트·전력 등 전 사업분야에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유지한 점이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건설 카타르 공사 현장


현대건설은 하반기에도 해외부문을 중심으로 매출 성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우선 공사비 협상 등의 이유로 오랜 기간 착공이 늦어지던 프로젝트의 착공이 가시화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5일 약 4조2,000억원 규모의 러시아 나홋카 비료공장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지난 2014년 낙찰통지서를 받았으나 발주처와 금액 협상 등의 문제로 최종 매출로 이어지지 못했던 프로젝트다. 또 2조원 규모의 베네수엘라 PLC정유 공장 건설 프로젝트도 하반기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 달 까지 공사비 조달 과정이 마무리되며 정상적인 프로젝트 공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5억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에콰도르의 정유공장 건설 공사를 비롯한 올 하반기 신규 수주 물량의 증가도 기대하고 있다. 김세련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콰도르 외에도 말레이시아, 이란 등에서 신규 수주가 예상되고 있어 최소 6조원 이상의 수주가 가시권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신규 수주 목표치인 16조원 수준을 달성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내부문에서도 현대자동차그룹의 신사옥인 ‘현대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프로젝트의 1차 계약분 중 70%를 수주할 예정으로,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작년 4·4분기부터 개선되기 시작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사회간접자본(SOC) 민자사업에도 투자 및 참여 한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현재 3건, 7,000억원 규모의 시공 지분을 확보했으며 앞으로 국내부문 실적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건설의 나아진 해외 수주 상황이 매출의 성장으로 이어져,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긍정적 실적 전망에 비해 저평가된 것으로 보이는 밸류에이션도 매력적이다. 김기룡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주가 상승을 억제했던 요소가 해외부문의 실적 둔화 우려였는데, 장기 미착공 상태이던 해외 프로젝트의 매출이 가시화하고 해외 수주도 회복세에 있다”며 “주가순자산비율(PBR) 0.7배 수준인 현재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주가 상승 가능성에 주목할 만 하다”고 밝혔다. 건설사 평균 PBR이 1.0배인 데 비하면 현대건설의 밸류에이션은 저평가돼 있다는 것이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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