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이날 상황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한반도 최대 규모급 지진은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지 센터장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땅에 응력이라는 큰 힘이 축적됐다가 팽창하면서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또 “땅이 팽창하면 지진 빈도가 잦아져 여진이 수차례 발생할 수 있지만, 규모는 3.5 이하로 낮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질연 지진센터는 이번 경주 지진원을 분석한 결과, 주향이동 단층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진단했다. 주향이동 단층은 좌우 방향으로 비스듬하게 뻗어있는데, 이 단층들 가운데 일부가 축적된 힘을 방출하면서 단층 왼쪽과 오른쪽이 어긋나 지진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지 센터장은 “부산에서 양산, 경주에 이르는 양산단층대와 평행한 단층일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종전에는 양산단층 동쪽에서 지진이 잦았는데 서쪽에서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진센터는 이번 역대 최대급 지진을 예측하지는 못했다. 지 센터장은 “5.5 규모 이하 지진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고 봤는데, 5.8은 상당히 큰 규모여서 당황스럽다”면서 “다만 일본에서도 대지진 이후 과거 지진이 나지 않던 지역까지 지진이 생기는 특성을 보여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나라 단층은 일본 국토처럼 단층이 길게 이어져 있지 않고 이미 끊어져 있기에 규모 6.5 이상의 대형 지진이 발생한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지 센터장은 “사람이 느끼기에는 공포심도 느끼고 충격을 받을 수 있지만, 고층 건물은 10Hz(헤르츠) 이상에서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서 “진앙의 심도가 깊고 고주파 에너지여서 대규모의 지진에도 불구하고 피해는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층 건물은 진원의 깊이가 얕고 10Hz 이하의 저주파 에너지가 많을 때 지진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재아기자 leejaea55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