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규모 5.8 지진에도 불구…일부 학교들 "평소처럼 자습하라"

규모 '5.8' 본진 발생 이후에야 뒤늦게 운동장 '대피'
교사 5~6명에서 '학생 200명'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무책임'한 대응

모 고등학교가 학부모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출처=인터넷 커뮤니티
12일 오후 7시 44분, 오후 8시 32분 경북 경주에서 각각 규모 5.1, 5.8의 강진이 일어났지만,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학교가 공부를 핑계로 학생들에게 자습을 강요해 학생들의 안전을 등한시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12일 지진 발생 직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학교가 지진이 났는데도 학생들에게 가만히 자습을 하라고 했다”는 주장이 빗발쳤다. 부산 모 고등학교 학생의 학부모가 공개한 문자에는 규모 5.1의 전진 이후 “현재 학생들은 아무 이상 없이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 자율학습을 평소와 같이 진행하며 마치는 시간도 평일과 같다”고 안내돼 있었다.


이후 규모 5.8의 본진이 발생하고 나서야 학교는 “지진이 거듭되는 관계로 현재 학생들은 가장 안전한 운동장에 안전하게 대피 중이다”라며 “귀가 여부는 추후 다시 연락드린다”라고 뒤늦게 대처했다.

학교의 안이한 대처를 지탄하는 고3학생의 글./출처=페이스북 캡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3학년 학생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학교 측의 안일한 대처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저희 학교는 첫 지진 후 3학년 학생에게 자습을 강요했다”며 “학부모들이 학교에 전화를 걸자 안전을 책임지고 있으니 걱정 말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고작 교사 5~6명이서 200명의 생명을 책임지겠다니 너무 무책임한 말 아니냐”며 “심지어 교감은 1차 지진 이후 1, 2학년과 함께 바로 귀가했다. 2차 지진이 난 뒤에야 선생들이 대피하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지진의 규모가 조금만 더 컸더라면 어떤 사고가 발생했을지 모르는 상황이었으나, 문제의 학교들은 지진 발생 직후 교육감의 지시로 각 학교에 학생들의 귀가 등 안전 조치를 취하도록 한 부산시교육청의 안내 사항을 따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학생 및 학부모 측의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아기자 leejaea55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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