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만원대 후반이 지지선?...삼성전자 다시 자사주 매입

리콜 후폭풍에 주가 급락하자
13거래일만에 6만5,000주 매입
외국인 매수세 전환 등 겹쳐
삼성전자 4.23% 상승 반전

삼성전자(005930)가 지난달 말 돌연 중단했던 자사주 매입을 13거래일 만에 다시 시작했다. 주가가 사상 최고가까지 치솟으며 매입 비용 부담에 속도 조절에 나섰다가 갤럭시노트7 리콜의 후폭풍으로 주가가 급락하자 서둘러 자사주 매입을 재개했다는 분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리콜 사태의 조기 수습을 위해 경영 전면에 나선 상황에서 재개된 자사주 매입이 삼성전자 주가의 하방 지지선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본지 8월31일자 19면 참조

13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자사주 6만5,000주 매입을 신청해 전량 사들이는 데 성공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을 중단하기 직전인 지난달 24일과 25일의 하루 신청수량과 동일한 매입 규모다. 이날 하루의 매입 금액은 993억원에 달한다. 이날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 재개와 외국인 매수세 전환 등에 힘입어 전일 대비 4.23%(6만2,000원) 오른 152만7,0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지난 2거래일간의 급락세를 마무리했다. 이날도 기관투자가들이 12만주 넘게 순매도를 보였지만 외국인이 11만주를 사들이며 주가를 반등시켰다.


삼성전자는 총 11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지난해 10월 이후 1~3차에 걸친 자사주 매입 기간 동안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자사주를 사들여왔다. 지난 7월 말부터 시작된 4차 매입 기간에서도 역시 삼성전자는 지난달 25일까지 연일 자사주 매입을 이어왔지만 26일부터는 돌연 자사주 매입을 중단했다. 이 기간 자사주 매입량은 약 51만여주(보통주 기준)로 당초 매입 목표치(99만주)의 절반을 채운 상태였다. 삼성전자가 이례적으로 자사주 매입을 중단하자 증권가에서는 사상 최고가까지 오른 주가에 부담을 느껴 매입 속도를 조절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배터리 결함이 발생한 갤럭시노트7의 리콜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상황은 순식간에 바뀌었다. 주가가 두 달 만에 150만원 아래로 곤두박질치며 삼성전자는 자사주매입이라는 카드를 다시 꺼낸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노트7의 사용금지 권고가 본격화된 9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사라진 삼성전자 시가총액만 무려 25조원이 넘어선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 추가 하락의 좋은 방어수단이기도 하다. 심상범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주가가 150만원 아래로 떨어지자 적정한 매수 가격대라고 판단해 다시 자사주 매입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 입장에서는 비교적 낮아진 가격대에 자사주를 살 수 있는 것은 물론 주가 하락 방어를 통해 주주 권리도 보호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외국계 투자은행들도 자사주 매입이 삼성전자 주가의 추가하락을 막을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은 12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가 10월까지 자사주 매입을 실시하는 만큼 주가의 추가 급락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다만 갤럭시노트7 이슈로 인해 현재 수준을 벗어나기도 어렵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자사주 매 입재개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과 연결 짓는 분석도 나온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기적으로 갤럭시노트7 파문을 해소하기 위해 이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는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의 하방 지지선을 탄탄히 만들겠다는 내부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하루 6만주가 넘는 자사주를 다시 사들이기 시작하면서 당초 10월 말까지로 예정됐던 자사주 매입이 조기에 완료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날까지 자사주 58만여주를 매입함에 따라 목표량의 58%를 채우게 됐다. 산술적으로 하루 6만주가량의 자사주 매입을 이어갈 경우 이달 말이면 자사주 매입을 모두 끝낼 수 있다. 심 연구원은 “지금의 주가가 바닥이라고 판단한다면 주가가 더 오르기 전에 서둘러 자사주 매입을 끝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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