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유력한 날은 어린이날(5월 5일), 현충일(6월 6일), 한글날(10월 9일) 등 3개입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공휴일을 들여다본 결과 날짜와 상관관계가 가장 약한 것은 이들 3개 공휴일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해피먼데이가 도입될 경우 내수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과거 우리 경제는 일하는 날이 늘면 생산이 증가하고 이는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는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물건이 많아도 수요가 부족해 경제가 살아나지 않을 때는 오히려 공휴일을 늘리는 게 소비 촉진으로 이어져 경제 성장을 뒷받침합니다. 또 우리 국내총생산(GDP)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넘는 60%인데요. 공휴일이 늘어나면 국민들의 여가 활동이 늘어나며 서비스업 생산도 늘어난다는 게 정부의 생각입니다.
경복궁에서 시민들이 휴일을 즐기고 있다. /서울경제DB
그렇다면 해외는 어떨까요. 잘알려져 있듯이 미국은 오래전부터 다수의 공휴일을 요일제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2월 셋째 주 월요일을 대통령의 날, 5월 넷째 주 월요일을 현충일로 정하고 있는 식입니다. 그런데 도입한 이유가 재미있습니다. 1970년대부터 공휴일의 요일제를 실시한 미국은 ‘업무 효율성’을 위해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만약 대통령의 날을 2월 20일로 정하면 어떤 해에는 ‘수요일’이 공휴일이 됩니다. 직장인들은 그 주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수요일에 여가를 즐길 생각을 하며 업무에 소홀해질 수 있습니다. 또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다가오는 주말 생각에 일손이 손에 잡히지 않기 마련입니다.
우리나라에 대입해보면 추석 전 12일과 13일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출근은 했지만 이렇다 할 업무는 보지 않는 사례를 참고하면 될 것입니다. 이에 미국은 “일 할 때는 확실히 하고, 놀 때는 화끈하게 놀자”며 공휴일을 요일제로 변경했습니다. 생산성과 업무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미국의 특성이 반영된 조치로 역시 ‘아메리카 스타일’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웃 나라 중국은 어떨까요. 중국도 우리와 같이 공휴일을 날짜제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년 말 중국 정부가 이듬해 대체 공휴일을 미리 정해 발표하는 등 매년 공휴일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올해 5월 1일 노동절은 일요일이었습니다. 이에 2일인 월요일을 대체휴일로 지정했습니다. 단오인 6월 9일은 목요일이었는데요. 금요일인 10일을 대체휴일로 지정, 목·금·토 3일 연휴를 만들었습니다.
다만 부족한 업무 일수를 고려해 그 주 일요일인 6월 12일은 공식 출근일로 지정했습니다. 즉, 중국 정부는 주중에 생뚱맞게 하루 동떨어져 있는 공휴일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가급적이면 연휴를 만들어 내수를 활성화하고 일부 일요일은 출근일로 지정해 생산일수도 채우는 방식입니다. 과연 계획경제 국가라 할 만합니다.
우리나라에 해피먼데이 제도를 도입하려면 어떤 행정절차를 거쳐야 할까요. 가장 빠른 방법은 현재 국회의원이 발의한 법이 통과되는 것입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0명의 의원은 한글날, 어린이날, 현충일을 요일 지정 휴일제로 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률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정부 주도로 하려면 정부 입법 형식으로 따로 법안이 발의돼야 합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