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새통 북중 접경…中의 대북제재 말로만 그쳤다

북한의 5차 핵실험 후에도 북중 접경지역에서 양측의 교역이 별다른 변화 없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1월 4차 핵실험 이후 한동안 주춤했던 교역이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북중 접경지역인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 세관은 핵실험 후에도 통관을 기다리는 트럭 때문에 큰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중국 정부의 추가 제재는커녕 3월에 나온 유엔 안보리 2270호 제재 결의조차 흐지부지되고 있는 모양새다.


북중 최대 교역창구인 단둥 세관은 하루에도 500여대의 차량이 오가고 있으며 3월 유엔 제재 이후 새로운 교역지로 주목받고 있는 훈춘-나진에서도 관광객과 무역상뿐 아니라 긴 차량행렬 속에서 먹을 것을 파는 행상인들의 모습까지 관측되고 있다. 더구나 핵심 제재품목인 석탄은 압록강 하구의 서해상에서 세관을 거치지 않고 옮겨 싣는 밀수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이 추가 제재 방침을 밝히면서도 북중 간 교역은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추석 연휴 때 러시아·한국·일본 외교장관과 잇따라 전화회담을 하며 북한에 ‘더욱 엄격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에는 반대하는 등 이중적 자세를 보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실효성을 높이는 데는 중국의 동참이 필수적이다. 지금처럼 북중 간 교역이 중단없이 이뤄진다면 어떠한 대북제재를 한들 효과를 보기 어렵다. 중국도 그동안 일관되게 ‘한반도 비핵화’를 주장해온 만큼 이제라도 이중적 태도를 버리고 실질적인 제재에 동참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제사회에서 어떤 주장을 펴더라도 공허해진다는 점을 중국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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