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 체험기 라이프 까톡]SPC ‘쉐이크쉑 버거’

육즙 살아있는 패티에 신선한 채소와 쫀득한 번...고급음식 먹는 느낌

쉐이크쉑 ‘쉑버거’
매일 먹는 밥에 싫증이 나거나 간단히 한 끼를 때우고 싶을 때 햄버거를 종종 애용한다. 하지만 이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면 이상하게 죄책감이 들곤 한다. 패스트푸드는 몸에 좋지 않다는 편견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새 외식업체들은 이같은 생각을 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신선한 식재료로 무장한 프리미엄 버거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최근 강남대로를 뜨겁게 만든 ‘쉐이크쉑’ 버거다. 개점 2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수백여명의 대기인원이 장사진을 칠 만큼 연일 화제를 불러오고 있는 이 매장을 추석 연휴 전날인 지난 13일 방문해봤다.

쉐이크쉑 메뉴. (왼쪽부터) 밀크쉐이크 ‘콘크리트’, ‘쉑버거’, ‘크링클 컷 프라이’
쉐이크쉑은 미국 유명 외식기업인 유니언스퀘어 호스피탈리티그룹의 회장 대니 마이어가 2002년 뉴욕 메디슨 스퀘어 공원 내에서 공원복구 기금 모금을 위한 작은 카트에서 시작한 브랜드다. 항생제와 호르몬제를 사용하지 않은 앵거스 비프 등 최상급 식재료 사용과 특유의 환대 문화 서비스를 앞세워 버거업계에 돌풍을 일으킨 후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 13개국에 진출했다. 지난 7월 말 SPC가 최고급 레스토랑의 품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적용한 파인 캐주얼 트렌드를 전하기 위해 유니언스퀘어 호스피탈리티그룹과 손잡고 쉐이크쉑을 국내에 들여왔다. 개점 한 달만에 버거 9만개가 팔렸고 하루 평균 방문객만 3,000명에 달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7월 말 서울 강남에 위치한 쉐이크쉑 매장 앞이 대기 고객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사진제공=SPC
쉐이크쉑 1호점인 강남점은 서울 강남대로변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매우 뛰어났다.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 5번 출구에서 걸어서 1~2분이면 도착한다. 매장 맞은 편 교보타워에서 근무 중인 친구로부터 쉐이크쉑 대기 줄에 대해 주기적으로 제보받았던 데다 연휴 전날이라 손님이 더 많을 것으로 보고 개점 시간(오전 11시)보다 이른 오전 10시 30분에 매장에 도착했다. 나름 일찍 갔는데도 이미 100여명의 고객들이 줄 서 있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면서 햇빛이 점점 뜨거워지자 직원들이 대기 고객을 위해 양산을 하나씩 나눠줬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개점 후 찾아온 폭염에 대기자를 위한 간호사까지 배치할 정도로 고객 서비스도 훌륭했다는 평가다. 1시간 30분을 기다린 끝에 매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개점 직후 2~3시간이 걸렸던 것에 비하면 대기 시간이 줄어 기다릴 만한 정도라고 느껴졌다. 대기인원으로 북적이는 매장 밖과 달리 수용 가능한 적정 인원만을 들여보내서인지 매장 안은 생각보다 붐비지 않았다.

이날 맛본 메뉴는 대표 버거 제품인 ‘쉑버거’와 베이컨이 들어간 ‘스모크쉑’, 버섯 패티로 만든 ‘슈룸 버거’, 쉑버거와 슈룸버거를 조합한 ‘쉑 스택’, 감자튀김 제품인 ‘크링클 컷 프라이’, 밀크쉐이크 ‘콘크리트’였다. 버거는 패티가 일품이었다. 마치 잘 다진 스테이크를 먹는 것처럼 육즙이 살아있었고 신선한 채소와 쫀득한 식감의 번과도 잘 어우러졌다. 물결 모양의 크링클 컷 프라이는 다른 감자튀김보다 짠맛이 덜해 담백했다. 크링클 컷 프라이를 먹는 방법 중 하나인 콘크리트에 찍어 먹으니 케첩이나 머스터드와 먹는 것보다 감자의 고소함과 바삭한 식감이 더 났다. 술을 함께 즐기고 싶어하는 고객을 위해 수제맥주와 와인도 판매한다. 단팥 밀크 쉐이크 ‘레드빈 쉐이크’와 딸기잼과 소이빈 파우더를 사용한 아이스크림 ‘강남’은 한국 매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다.

쉐이크쉑 가격은 버거와 크링클 컷 프라이, 콘크리트를 하나씩 주문하면 1만원 중반대로 저렴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해외에 나가야만 먹을 수 있었던 명물 버거를 국내에서도 즐길 수 있다는 점과 차별화된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 마치 고급 요리를 먹은 느낌이었다는 점에서 한 끼 식사비로 투자할 만 했다. SPC는 이같은 호응에 힘입어 연내 서울 청담동에 2호점을 열고 내년 초 강북 지역에 3호점을 개점하는 등 2025년까지 25개 매장을 열기로 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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