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회예산정책처의 중기 경제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GDP는 지난해 2만 7,214달러에서 3년 후인 2018년 3만 1,744달러로 3만달러대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이 2020년 3만달러(3만 317달러)대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 것에 비해 2년 빠른 것이다.
예정처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2.6%, 내년은 2.8%, 2018년은 2.9%로 예상해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전반적인 물가상승 정도를 보여주는 GDP디플레이터는 각각 1.2%, 1.3%, 1.4%로 예상했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달러당 1,155원에서 내년 1,110원, 2018년 1,081원으로 내려가고(원화 강세) 총인구는 올해 5,080만명에서 내년 5,098만명, 2018년 5,129만명으로 전망했다.
우리는 2006년 2만달러에 진입한 이후 올해도 2만달러대에 머물면서 10년째 2만달러의 ‘터널’에 갇힐 전망이다. 예정처 분석대로 2018년에 3만달러를 달성하면 12년 만에 2만달러의 벽을 탈출하게 된다. 이는 다른 나라가 2만달러에서 3만달러를 돌파하기까지 걸린 기간보다 긴 것이다. 산유국이나 규모가 작아 특수성이 있는 국가를 제외하고 1인당 GDP가 2만달러에서 3만달러까지 가는 데 걸린 기간은 평균 8.2년이었다. 우리나라보다 4년이나 짧았다. 3만달러 달성까지 가장 짧은 기간이 걸린 나라는 스위스(2년)였고, 룩셈부르크(3년), 스웨덴·뉴질랜드(4년), 노르웨이·호주·독일·일본(5년) 등도 짧은 편에 속했다. 반면 캐나다는 15년이 걸렸고, 프랑스·벨기에·네덜란드(13년), 싱가포르(12년), 영국(10년) 등은 오랜 기간이 소요됐다.
2015년 현재 1인당 GDP가 3만달러를 넘는 곳은 25개국이다. 룩셈부르크(10만 1,994달러), 스위스(8만 675달러), 노르웨이(7만 4,822달러) 등 11개국은 5만달러가 넘었고, 스웨덴(4만 9,866달러), 영국(4만 3,771만달러), 네덜란드(4만 3,603달러) 등 9개국은 4만달러대, 프랑스(3만 7,675달러) 등 5개국은 3만달러대였다.
한국의 1인당 GDP 성장 속도가 더딘 것은 추세적 저성장, 원화 가치 하락 등 때문으로 분석된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달러로 환산하는 1인당 GDP 증가속도는 느려진다. 실제 2006~2015년 원화가치는 18.4% 하락했다. 구체적으로 2006년 달러당 956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131원으로 올랐(원화 가치 하락)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