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김형준 부장검사 스폰서' 이번주 구속 기소

고등학교 동창인 현직 부장검사에게 사건 무마 청탁을 한 의혹을 받는 사업가 김모씨(남색 상의)가 지난 5일 오후 검찰에 체포돼 서울 서부지방법원으로 들어가는 모습/연합뉴스
검찰이 김형준(46) 부장검사의 고교동창이자 스폰서 역할을 해온 김모(46·구속)씨를 이번 주 내로 사기·횡령 혐의로 기소한다.

20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김도균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횡령 등의 혐의를 적용해 주중 김씨를 재판에 송치할 예정이다.

게임 개발 및 전자기기 유통업체의 실 소유주인 김씨는 지난해 4월부터 중국 샤오미 제품을 저렴하게 수입해 공급한다며 거래업체 10여 곳으로부터 130여억원을 먼저 받았다. 그러나 그는 해당 액수의 절반가량에 해당하는 제품만을 납품하고 나머지 약 7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올해 4월 거래업체 등으로부터 고소당했다.

김씨는 고소 전후로 김 부장검사에게 수백만원 대 유흥을 수차례 접대하고 그가 요구한 1,500만원을 보낸 뒤 김 부장검사에게 수사를 무마해달라고 청탁했다. 이에 김씨가 횡령한 금액 중 일부가 김 부장검사에게 흘러간 것으로 파악되면서, 김 씨의 범죄 사실에서 김 부장검사의 혐의가 드러날지 여부도 주목된다.


거래업체들의 고소장을 보면 김씨가 김 부장검사에게 보낸 회삿돈 1,500만원이 횡령액으로 명시돼 김 부장검사 역시 사건에 연루된 상태였다. 김 부장검사는 사건을 맡은 서부지검 검사들을 접촉했으나 구속영장 청구를 막지 못했고, 이에 김씨는 언론에 김 부장검사의 비위를 폭로하는 것으로 보복했다.

김 검사의 비위 의혹이 폭로되자 당초 서부지검 형사 4부(김현선 부장검사)가 맡았던 이 사건은 형사 5부로 넘어갔다.

김 부장검사의 ‘스폰서·사건청탁’ 의혹을 조사 중인 대검 특별감찰팀(팀장 안병익 서울고검 감찰부장)은 이번 주 중 김 부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특별감찰팀은 김씨와 김 부장검사의 계좌를 추적하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이들 사이의 추가적인 뇌물성 금품거래가 없었는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서부지검 수사 검사가 ‘김 부장검사와의 문자메시지를 지우라’고 했다는 김씨의 주장, 김 부장검사가 KB금융 임원에게 향응을 받았다는 의혹도 파헤치고 있다. 검찰은 김 부장검사 의혹의 사실관계가 확인되는 대로 김 부장과 함께 스폰서 김씨도 추가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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