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시대에 노동력에만 의존해서는 새로운 성장을 도모할 수 없다. 하지만 한국 경제가 10년 가까이 이런 모습을 보였다는 게 보고서의 요지다. 금융위기 이후 성장을 주도한 것은 전적으로 취업자 증가에 힘입은 노동투입이었다. 성장기여도가 0.04%(2001~2007년)에서 0.44%(2008~2014년)로 무려 열 배 이상 증가했다. 노동투입 증가가 없었다면 저성장조차 힘들 지경이었다.
심각한 것은 혁신성과의 성장기여도가 늘어나기는커녕 하락한 점이다. 혁신성과 등이 포함된 총요소생산성의 기여도는 같은 기간 1.55%포인트 떨어졌다. 한마디로 경제성장률을 갉아먹었다는 얘기다. 자본투입에 의한 성장기여도도 추락해 정보기술(IT) 부문의 기여도는 위기 전 0.31%에서 0.12% 수준으로 낮아졌다. IT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개발이나 혁신을 이뤄내지 못한 탓이다.
지금처럼 혁신이 이뤄지지 않은 채 기존 산업구조가 고착된다면 한국 경제의 앞날이 어떨지는 자명하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노동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신성장동력 발굴이 절실하다. 기업은 도전과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를 만들고 정부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 사라져가는 기업가정신을 되살려야 한다. 생산가능인구가 감소세로 접어든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