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력은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초기 바이오 벤처 업체에 대한 정부 투자 지원이 대폭 늘어난다. 중소기업청, 산업부 등이 1,000억원대 투자펀드를 만들어 스타트업 바이오 업체에 최소 27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청은 정부 출자금 300억원에 민간 자금을 더해 총 750억원 규모의 바이오헬스케어산업 육성 펀드를 만든다고 19일 밝혔다. 정부는 지난 5월 ‘2016~2018년 바이오 중기 육성전략’ 발표 때 중기청 펀드를 500억원으로 책정했지만 최종적으로 펀드 규모를 250억원 더 늘리기로 했다. 정부의 바이오벤처 투자·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중기청 펀드는 자금의 30% 이상을 업력 3년 이하이거나 연간 매출액이 10억원을 넘지 않는 벤처 바이오기업에 의무적으로 투자한다. 이른바 바이오 스타트업 맞춤형 펀드인 셈이다. 펀드 운용사로는 프리미어파트너스가 선정됐다.
앞서 산업부도 초기 바이오벤처 업체 지원을 위해 3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정부 출자금은 100억원이다. 이 펀드도 초기 벤처업체에 대한 의무투자비율을 설정했다. 펀드 결성 총액이 300억원일 경우 바이오 벤처회사에 150억원을 투자하고 이 가운데 45억원은 3년 이하 기업 몫으로 돌리는 식이다.
두 펀드의 최소 목표 설정액이 1,05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창업 3년 이내 기업에게 투자되는 금액은 중기청 225억, 산업부 45억 등 총 270억원에 달하게 된다. 이는 바이오 투자가 대부분 설립된 지 5년이 지나 시장에서 어느 정도 검증된 기업에 집중돼 스타트업 업체들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바이오·의료 벤처업체에 3,170억원이 투자됐지만 업력 3년 이하 초기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는 385억원(전체의 12.1%)에 그쳤다. 다른 벤처 분야의 경우 초기 벤처기업 투자 비중이 31.1%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적은 수치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은 초기 연구개발과 상품 상업화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점 등 때문에 초기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되지 않는 측면이 있지만 기술력이 있는 스타트업은 투자 가치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어 “바이오산업이 미래 먹거리로 자리매김하려면 끊임 없이 스타 기업이 배출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관계 부처와 정책금융기관 등과의 공조를 통해 초기 바이오벤처 투자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청과 산업부의 바이오벤처 육성 펀드는 민간 자금 유치 기간을 거쳐 이르면 올해 말부터 기업에 대한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