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색맹은 치료 가능한가?

초간단 답변: 조만간 치료 가능하게 될 것이다.

색맹 때문에 괴로운 것은 직업 선택의 자유가 사라진다는 것뿐만이 아니다(색맹은 조종사가 될 수 없다). 색맹 환자는 인생의 가장 큰 기쁨인 색채를 볼 수 없다. 아름다운 일몰 풍경의 색도, 가을의 낙엽색도 볼 수 없다. 심지어 토마토가 잘 익었는지도 판별할 수도 없다. 평생 동안 색맹을 연구한 워싱턴 대학의 안과학 교수 제이 니츠는 “컬러 TV가 있는데 흑백 TV를 보려는 사람은 없죠. 색채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 줍니다.”라고 말한다.

망막 속의 원추세포는 정상적인 상황에는 뇌가 광파를 해석해 색채로 인식하게끔 돕는다. 그런데 이러한 세포에 적색 또는 녹색 광색소가 결핍되면 가장 흔한 색맹 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미국에서는 남자 중 12분의 1, 여자 중 230분의 1이 색맹을 앓고 있다. 단일 유전자 결함 중에는 가장 흔하다. 현재까지 치료법은 없었지만, 앞으로 생길지도 모른다.


니츠와 그의 아내 모린은 다른 과학자들과 함께 색맹 증세를 지닌 수놈 다람쥐원숭이에게 유전자 치료 실험을 하는 데 성공했다. 우선 정상 인간 광색소 유전자를 무해한 바이러스에 집어넣은 다음, 바늘을 사용해 이 바이러스를 원숭이의 망막에 주입했다. 5개월 후 원숭이는 컴퓨터에 제시된 색상을 제대로 알아맞히면 과자를 받는 방식의 색각 테스트에 통과했다.그러나 사람 눈에 바늘을 찔러 넣는 것은 위험하다.

무엇보다도 잘못하면 실명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니츠 연구팀은 더욱 안전한 유전자 전달 방법을 연구 중이다. 수정체와 망막 사이의 투명한 물질인 유리질에 주사를 놓는 것이다. 유리질 주사는 황반변성 등의 증상을 치료하는 데 이미 널리 쓰이고 있다. 그래도 문제는 한 가지 남는다. 유리질 안에 주입된 유전자가 목적지를 확실히 찾아간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니츠는 “바이러스가 원추세포에 도달하려면 망막을 지나가야 해요. 아직 그것까지 완벽히 할 수는 없어요.” 라고 말한다. 결국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실험을 하려면 아직 몇 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 그때까지는 신생기업 엔크로마 사에서 색맹 환자들을 위해 내놓은 색각 안경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answers by Melissa Kl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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