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24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후 국민의당을 찾아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처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앞으로도 몸값이 커질 전망이다. 제3당으로 캐스팅보트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새누리당이나 더불어민주당의 러브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무기명으로 이뤄진 이번 표결에서는 총 170표 중 찬성 160표, 반대 7표, 무효 3표가 각각 나왔다. 가결 마지노선인 재적의 과반수인 151표를 비교적 여유있게 넘어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121명)과 국민의당(38명), 정의당(6명) 등 야3당 소속 의원들은 전원 참석해 표를 행사했다. 정세균 의장을 포함한 야권 성향 무소속 의원(6명)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홍의락 의원만이 표결에 불참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본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가 ‘우리가 표 단속을 해보니 3~4명의 반대표가 나올 것 같다’고 그래서 ‘25표 이상을 확보하겠다’고 그렇게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국민의당은 당초 야권공조에 나서겠다고 하다가 입장을 뒤바꿔 김 장관의 해임건의안 처리에 반발했다. 그러다가 결국 의원총회를 거쳐 표결에 참여하기로 하고 해임안 찬성에 몰표를 던졌다. 더민주, 정의당, 야당 성향의 무소속 의원들만으로는 해임건의안 통과가 힘들었으나 국민의당 의원들이 야당에 힘을 더하며 가능해졌다.
여소야대 구도로 짜여진 20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은 야 3당이 힘을 합쳐 법안 처리 등에 힘을 발휘할 것을 우려했고, 결국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추가경정예산 처리가 여당의 계산보다 늦어졌고, 해임건의안 처리를 막기 위해 국민의당 의원들을 설득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앞으로 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계기로 새누리당이 국민의당에 손을 내미는 일은 잦아질 전망이다. 규제프리존 특별법, 노동개혁 법안 등 정부가 추진하는 중점 법안 처리를 위해 국민의당이 찬성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더민주 역시 법인세 인상,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등을 통과시키기 위해 국민의당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다소 입장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더욱 탄탄한 야권 공조를 다져야 한다.
결국 키는 국민의당이 쥐고 있다. 꽃놀이패를 들고 있는 국민의당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주목된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