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수출 시장인 아세안에서 우리나라와 중국과 경쟁이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기존 산업뿐만 아니라 미래 먹거리인 정보통신기술(ICT) 시장 등에서 점유율이 우리보다 훨씬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22일 2010년에서 2014년 사이 아세안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의 수출 경합도가 66.4에서 70.2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수출 경합도는 두 국가가 수출하는 제품의 유사성을 나타내는 지수로 100에 가까울수록 수출 상품이 유사해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의미다. 반면 아세안 시장에서 일본과의 수출 경합도는 66.4에서 66.3으로 낮아졌다.
아세안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우리 주요 수출국이 포함되어있다. 우리 전체 수출에서 아세안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5%로 중국(25%)과 미국(15%)에 이른 제3의 수출 시장이다. 이 지역에서 수출 경합도가 높아진 이유는 중국이 우리가 기존에 비교우위를 가졌던 분야에서 경쟁력이 급속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아세안 시장에서 2010년~2014년 우리 섬유제품 점유율이 0.22%포인트 늘어날 때 중국은 6.8%포인트 늘었고 철강은 0.36%포인트 증가할 때 중국은 14.1%포인트나 점유율을 확대했다. 중국은 아세안 시장에서 비철금속(7.16%포인트)과 금속제품(6.73%포인트), 기계류(5.21%포인트), 통신기기(13.11%포인트), 자동차(5.11%포인트) 등에서 우리(-1.63~4.66%포인트)보다 점유율을 크게 확대했다.
우려되는 대목은 우리가 앞서있던 고기술 산업 시장에서도 중국에 밀리고 있다는 점이다. 2010년~2014년 아세안 첨단기술 산업 시장에서 우리가 0.01%포인트 점유율을 확대할 때 중국은 0.39%포인트 늘렸다. 특히 우리가 강했던 ICT 산업은 2.83%포인트 점유율을 늘리는 동안 중국은 8.64%나 점유율이 뛰었다. 중고위기술 산업도 우리(0.91%포인트)보다 중국(5.5%포인트)이 점유율 상승이 가팔랐다. 중저위기술과 저위기술도 중국이 앞섰다.
산업연은 경제 성장이 가파른 아세안 시장에서 중국 제품 확산에 대응할 전략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혁기 산업연 연구위원은 “글로벌 네크워크를 이용해 부품·소재·인력을 현지화하고 상품 선호도 제고, AS, 소비자 보호 등에서 중국과 차별화를 이루어야 한다”면서 “중장기 수출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아세안 개별 회원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한·아세안 이니셔티브 제안 등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