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수업 출석 위해 뛰다 심정지 사망…유족 급여 줘야"

"학교 안전사고 주된 원인 아니라도 인과관계 있다고 봐야"

수업 출석을 위해 계단을 뛰어 올라가다 심장 정지로 사망한 학생의 유족에게 유족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25일 학교에서 숨진 초등학생 고(故) 김모군의 유족들이 서울시 학교안전공제회를 상대로 낸 공제급여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원심 재판부인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원심은 ‘학교 안전사고’가 사망의 주된 원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유족급여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주된 원인이 아니더라도 주된 원인에 겹쳐 사망을 유발했다면 인과관계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군이 초등학교 4학년까지 학교 수영선수로 활동했고, 급성심장사 의증의 발생 원인이 되는 체질적 요인도 없다”며 “제반 사정을 살펴보면 학교 안전사고로 사망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했다.

김군은 2013년 학교에서 실시하는 태권도 수업에 출석하기 위해 5층 강당까지 계단으로 뛰어 올라가다가 복도에서 쓰러져 숨졌다. 사인은 ‘급성심장사 의증’으로 확인됐다.

김군 부모는 공제회에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요구했지만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1, 2심에서는 “김군이 계단을 뛰어 올라가다 쓰러진 사고와 김군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할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김흥록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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