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3조대 IPO...중소형주 13개 신규 증시 입성

스팩제외 14개 기업 상장
"두산밥캣과 경쟁 피하자"
기업공모 일정도 대거 겹쳐
중소형주 침체에 인기 시들
일부기업 상장철회 전망도

2615A23 10월 공모주 청약 일정
10월 한 달 동안 기업인수목적(SPAC·스팩)을 제외한 14개 기업이 공모주 청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심사를 마치고 앞으로 청약계획을 서두르는 기업까지 포함하면 10월 기업공개(IPO) 공모청약 기업 수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틀에 한 번 꼴로 청약이 이뤄지는 셈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19개에 근접한 수치로 10월 한 달간 총 공모규모만도 최대 3조원에 이른다. 투자자 입장에서 우수기업의 공모주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뜩이나 중소형주 침체로 인한 공모주 인기가 줄어들어 상장 철회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국 기업으로는 3년 만에 국내 시장을 두드리는 화장품회사 잉글우드랩이 10월 공모주 시장 문을 연다. 잉글우드랩은 10월4일부터 이틀간 청약을 받는다. 같은 일정으로 방수테이프생산업체 앤디포스도 청약일정이 잡혔다. 많은 기업이 10월 공모주 청약에 몰리다 보니 이처럼 기업공모 일정이 겹치는 경우가 태반이다.

특히 삼성생명(4조8,881억원) 이후 공모규모 역대 2위인 두산밥캣(2조4,491억원)의 공모일정(10월12~13일)을 피해 청약을 받으려는 기업이 많아 일정이 겹치는 사례가 더 많아졌다. 대형 IPO에 투자자가 쏠릴 가능성이 많은 만큼 중소형주 입장에서는 피하고 보자는 셈법이다.


아울러 한국거래소가 연말마다 반복됐던 무더기 상장을 피해 일정 조율을 나섰지만 시기만 앞당긴 상장 몰빵의 재현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증권사 IPO담당자는 “기업들이 상반기 실적을 반영해 IPO에 나설 경우 하반기에 몰릴 수밖에 없다”며 “연말 수요를 10월과 내년 1월로 연기시키자 10월에 IPO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상장일정이 겹치고 시장까지 냉각되면서 한 달 동안 10여개 기업이 상장공모를 철회했다”며 “올해는 그 시기가 두 달가량 빨리 진행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말했다.

현재 10월 청약일정이 잡힌 14개 기업의 공모 예정 금액은 공모희망밴드 하단 금액만으로도 2조5,000억원을 훌쩍 넘긴다. 상단에 가격이 결정될 경우 2조9,442억원에 달한다. 물론 대형 IPO인 두산밥캣을 포함한 수치지만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한정된 시장 자금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다.

최근 화승엔터프라이즈는 공모청약결과 0.43대1의 경쟁률로 미달사태가 발생했고, 지난 8월 중국기업인 헝셩그룹(900270)(0.77대1)과 9월 모두투어리츠(204210)(0.98대1)도 미달이 발생하는 등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 공모주 청약 미달이 발생했다. 공모가 역시 희망밴드의 반 토막이 나는가 하면 하단을 밑도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어 10월 대규모 IPO 일정이 시장 침체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기업 펀더멘털에 따른 공모주의 옥석 가리기 투자 기회라는 평가도 나온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공모주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지만 공모가 대비 수익을 올리는 종목이 늘어나고 투자자들이 경쟁력 있는 회사에 대한 옥석 가리기 투자를 하면서 알짜 기업들의 청약 경쟁률은 오히려 높아졌다”며 “‘공모주 불패’식의 묻지마 투자보다 알짜 기업을 찾아내는 투자 안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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