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2016년 장·차관 워크숍’에서 내수 진작을 위해 국내 골프장을 좀 더 자주 이용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장관들은 “(접대 골프가 아닌) 자비로 골프를 쳐서 경기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답했다. 이번 박 대통령의 당부와 장·차관들의 화답이 골프를 금기시하는 공직사회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5일 워크숍 참가자들에 따르면 한 참석자가 박 대통령에게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골프장도 ‘부킹 절벽’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하자 박 대통령은 골프장이 내수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지난해 한국인이 해외에서 골프를 하느라 쓴 돈이 26조원인데 이를 국내로 돌리면 경기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장·차관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박 대통령은 4월30일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단체장들과 골프를 했던 일을 언급하고 “치시라고 했는데 왜 더 안치시냐”는 취지로 말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4월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과의 간담회에서 골프 문제에 대해 “좀 자유롭게 했으면 좋겠다. 얼마든지 칠 수 있는데 마음이 불편해 안 치면 내수만 위축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같은 박 대통령의 국내 골프 권유에 한 참석자는 “김영란법을 지켜가면서 자기 돈 내고 골프 치면 된다”고 말했고 장·차관들은 일제히 “경기 활성화를 위해 자비로 골프를 치자”고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또 “골프를 친 뒤 인증샷을 올리자” “내수진작 머리띠를 두르고 골프장으로 가자”라는 농담까지 하면서 ‘내수를 위한 골프 해금’에 강한 찬성 의사를 표시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