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머슬녀' 스포츠웨어에 빠지다

스포츠·아웃도어·골프업계
우먼스라인 론칭 '女心잡기'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매로 여성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모델 지지 하디드. /사진제공=타미힐피거
운동하는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아웃도어 업계에서도 여성을 위한 피트니스 제품군을 출시하고 있다. K2가 최근 선보인 여성 피트니스 라인 제품을 입은 모델 안다. /사진제공=K2
리복 우먼스 라인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발레리나 강수진. 화려한 그래픽 디자인의 레깅스가 돋보인다. /사진제공=리복
뉴발란스의 우먼스 라인 모델로 발탁된 김연아 선수. /사진제공=뉴발란스
북유럽 스타일의 색감과 패턴을 적용해 필드는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입을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인 와이드앵글의 가을 신상품을 입은 모델 김사랑. /사진제공=와이드앵글
알록달록한 색감과 캐릭터 디자인으로 여성 골퍼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까스텔바쟉의 가을 신상품을 입은 모델 이하늬. /사진제공=까스텔바쟉
단색의 브라톱에 딱 붙는 레깅스와 운동화 그리고 복근. 최근 여성들에게 가장 핫한 스타일 아이콘으로 꼽히는 모델 지지 하디드를 대표하는 스타일이다. 한때 모델들이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깡마른 몸이었던 것에 비해 지지 하디드는 꾸준한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매를 자랑한다. 가녀린 여성의 시대가 가고 운동하는 여자, 일명 ‘머슬녀’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사회상의 변화에 따라 패션업계에서는 운동을 즐기면서 동시에 스타일을 중시하는 ‘요즘 여자’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전문 스포츠 의류 라인을 앞다퉈 론칭하는 한편 여성을 위한 전문 매장을 세우는 등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여심 잡기에 먼저 불을 당긴 쪽은 글로벌 스포츠 업계였다. 아디다스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를 ‘우먼스 해’로 정하고 여성전용 러닝화 ‘퓨어부스트 X’를 출시하는가 하면 지난 4월 부산에서 여성 7㎞ 마라톤을 신설 개최했다. 세계적인 여성 스포츠 선수들의 이야기를 담은 ‘I GOT THIS, 난 해낼거야’ 캠페인도 올해 론칭했다. 아디다스 관계자는 “지난해 스포츠브라·타이즈 등 여성 스포츠웨어 판매가 전년대비 3~4배 증가했다”며 “이달 초 부산 센텀시티에 우먼스 단독 매장을 추가 오픈했고, 청담점 등 기존 3개 우먼스 매장 역시 공간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나이키 역시 지난 5월 22일 국내 최초로 21㎞를 달리는 여성 하프마라톤 대회를 열었다. 5,000명의 참가자 선착순 모집이 10분 만에 마감돼 스포츠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을 입증했다. 친환경 글로벌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 파타고니아도 올 봄 트레일 러닝, 클라이밍, 요가 등 다양한 활동에서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우먼스 액티브 콜렉션을 선보였다. 농약과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 순면과 100% 재활용 폴리에스테르, 블루사인 친환경 인증 원단을 사용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자는 브랜드 철학을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뉴발란스와 리복이 각각 김연아와 강수진이라는 여성 스포츠 빅 모델을 기용해 우먼스 라인의 대대적인 홍보를 하는 한편 K2 등 정통 아웃도어 업체들도 여성을 위한 별도 라인을 만들며 경쟁에 합류하고 있다. 먼저 뉴발란스는 올 상반기 우먼스 라인을 론칭하고 요가와 필라테스 등 실내 스포츠에 적합한 제품을 집중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특히 뉴발란스는 지난 5월 뉴발란스 매장으로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서울 강남역 인근에 여성 제품 중심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총면적 약 830㎡(250평)로 뉴발란스 매장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 매장에서는 매달 요가와 필라테스 등의 수업도 받을 수 있다. 지난달에는 현대백화점 판교점 5층에도 우먼스 리테일 전문숍을 열었다. 리복은 지난 7월 우먼스 피트니스 라인을 출시하고 홍보대사 강수진과 함께 ‘완벽은 없다’는 주제의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리복의 우먼스 피트니스 라인은 화려한 그래픽의 타이츠와 레이어드된 머슬 탱크 등 다양한 피트니스 목적에 맞게 입을 수 있는 제품들로 구성됐다. 르까프와 프로스펙스는 각각 여성 전용 라인 ‘팜므’와 ‘키후 바이 프로스펙스’를 론칭했으며 코오롱FnC의 헤드 역시 여성 바이크웨어 전문 라인 ‘비엣’을 론칭하고, 기존 여성 스포츠라인인 ‘에고’를 강화하는 등 여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휠라는 올 가을부터 여성 라인을 새롭게 선보이고 제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스포츠 브랜드 뿐 아니라 아웃도어 브랜드도 여심 잡기에 가세했다. K2가 운동과 레저를 결합한 ‘애슬레저’의 유행을 고려해 여성을 타깃으로 한 피트니스 컬렉션을 처음으로 론칭한 것. K2의 애슬레저 라인인 ‘플라이워크’에서 처음으로 출시한 피트니스 제품으로 건강미를 추구하는 여성을 위해 당당하게 실루엣을 드러내면서 움직임이 편한 스타일의 의류, 신발로 구성됐다. 속건, 경량, 스트레치 등 기능성은 물론 로고 노출을 최소화한 단순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와이드앵글과 까스텔바쟉, 휠라 골프 등 골프업계에서는 알록달록한 색감과 캐릭터를 활용한 톡톡 튀는 디자인의 제품을 메인으로 내세워 스포츠와 스타일을 동시에 챙기는 여성 골퍼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모델 김사랑을 내세운 와이드앵글은 지난 여름 꽃무늬 원피스와 프릴 장식의 민소매 상의를 출시해 높은 판매고를 올렸고 이하늬를 모델로 앞세운 까스텔바쟉 역시 디자이너 장 샤를 드 까스텔바쟉 특유의 선명하고 화려한 색감을 담은 원피스류를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휠라 골프는 뛰어난 기능성과 스포츠와 일상생활에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심플한 디자인의 여성 제품으로 올 가을 필드에 설 예정이다.

그렇다면 여성들이 운동복을 고를 때에는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 뉴발란스 관계자는 “운동할 때 근육을 확실히 잡아줄 수 있도록 신축성이 좋은 소재인지 확인하고 움직임에 따라 가슴골이나 배, 등의 노출로 불편하지는 않은지 꼼꼼히 체크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몸에 밀착되는 운동복 차림 위에 엉덩이를 덮는 길이의 후드티나 맨투맨을 입으면 올 가을 스타일리시한 애슬레저룩을 연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앞으로도 스포츠·아웃도어 업계의 ‘여풍’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에 민감한 여성들은 운동할 때에도 운동의 종류는 물론 스타일리시한 운동복을 입기를 원하며 자신을 위한 투자에 지갑을 여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다”며 “여성 운동 인구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며 이에 따라 여성의 신체에 최적화된 다양한 디자인의 스포츠 의류와 제품들이 출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