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스위스 관영 스위스앵포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국민투표 결과 ‘국가연금 플러스’ 법안은 찬성 40.6%, 반대 59.4%로 부결됐다. 투표율은 42.6%였으며 총 23개 칸톤 중 18곳에서 반대가 우세했다. 스위스 연금제도는 국가연금·기업연금·개인연금 등 세 가지로 구성되는데 스위스노동조합(SGB)은 저소득층의 경우 국가연금 의존도가 높아 수급액을 올려야 한다며 지난 2013년 10월까지 총 11만1,683명의 서명(최소 10만명 이상)을 받아 국민투표를 추진했다.
스위스 국민들이 연금 인상안에 반대한 것은 세금 부담을 염려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스위스 국민들은 성인이 돼 풀타임 일자리를 은퇴시까지 유지할 경우 국가연금으로만 한 달에 약 1,880스위스프랑(약 214만8,000원)을 받으며 세 가지 연금을 합칠 경우 월급의 80% 정도를 보전받을 수 있다. 지금도 충분한 연금을 증세까지 부담해가며 늘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스위스 정부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연간 재정지출 규모가 오는 2018년 40억스위스프랑, 2030년에는 55억스위스프랑 늘어 증세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모니카 륄 스위스경제연합 대표는 “돈이 필요한 사람을 더 어렵게 만드는 법안”이라며 “연금을 더 받으면 세금을 더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스위스에서는 6월 성인 1인당 월 2,500스위스프랑을 지급하는 기본소득 도입안도 국민투표에 부쳐졌지만 증세 우려에 찬성 23%, 반대 77%로 부결됐다. 스위스 정부는 당시 보편적 기본소득을 시행하는 데 현정부 지출 규모의 3배에 해당하는 연 2,080억스위스프랑이 든다고 주장했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