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지하철 파업 이틀째]멈춰선 물류…"재고 일주일이면 바닥" 피해 커져

화물열차 운행률 27.7%…시멘트 등 수송 차질 현실화
부산 컨테이너 화물량 절반 이하로…의왕ICD도 非常
코레일 勞간부 100명 직위해제…정부 "즉각 중단" 촉구

부산교통공사 노조원들이 28일 부산역 광장에서 민주노총 부산본부 주최로 열린 총파업 총력투쟁대회에 참가해 비를 맞으며 투쟁구호를 외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철도와 지하철 파업 이틀째인 28일 서울·부산 등 대도시 출퇴근길 시민들은 큰 불편이 없었지만 무궁화호와 새마을호 등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불편을 겪었다. 특히 시멘트 등 물류수송 차질이 현실화하고 있어 피해가 커지는 상황이다.

28일 코레일 등에 따르면 이날 현재 파업 참가자는 5,019명으로 전체 조합원 대비 27.1%를 차지하고 있고 평시 대비 화물열차의 운행률이 27.7%, 무궁화호 열차 운행률이 67.6%를 기록하고 있다.

KTX와 수도권 전동열차, 통근열차, 새마을호는 평시와 같이 100% 운행률을 보였지만 무궁화호는 평시 74회에서 50회로 줄며 운행률이 67.6%에 머물렀다. 화물열차도 평시 65대에서 18대로 대폭 줄어 운행률이 27.7%에 그쳤다.

강원 지역과 충북 지역에서 시멘트와 유연탄 등 물류수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으며 부산신항 및 부산진역의 컨테이너 화물 처리량 또한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있다.

태백·영동선 화물열차가 하루 30회 운행에서 14회로 줄어 시멘트 철도수송이 하루 평균 1만1,000톤에서 5,000여톤으로 절반을 밑도는 실정이다. 파업이 장기화하면 시멘트 물류수송 차질은 물론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2차 피해도 우려된다. 특히 제천·단양 지역에 몰려 있는 시멘트업계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업체별 철도수송물량을 보면 한일시멘트가 열차 230량에서 80량으로 줄었고 아세아시멘트는 120∼140량에서 40량으로 감소했다. 성신양회도 철도수송물량이 3분의1로 줄었다.


시멘트업계는 파업을 앞두고 수송 차질에 대비해 지역별로 확보해둔 재고가 짧으면 3∼4일, 길어도 일주일이면 바닥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화물처리량이 가장 많은 부산신항역과 부산진역은 파업 전 각각 하루 1,401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 534TEU의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했지만 현재 화물량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 상태다.

수도권 물류기지인 의왕컨테이너기지(의왕ICD)의 화물수송에도 비상이 걸렸다. 의왕ICD에 따르면 전날 철도수송량은 하루평균인 1,320TEU의 68.5% 수준인 905TEU에 머물렀다.

코레일은 파업 첫날인 27일 파업 참가 조합원들에 대해 긴급복귀명령을 내린 데 이어 노조 간부 등 100명을 직위해제했다. 코레일은 28일 홍순만 사장 명의로 파업 참여 조합원 개개인에 대해 서한을 보내는 방식으로 2차 복귀명령을 내렸다.

부산교통공사 노조도 박종흠 부산교통공사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 7명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공사 측이 27일 노조 지도부 7명과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 조합원 841명 전원을 직위해제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커지자 정부는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관계부처장관회의에서 “기득권 지키기를 위한 파업은 집단 이기주의이며 국민의 손가락질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정부는 이번 파업에 대해 무노동 무임금 원칙과 필수유지업무 준수를 철저히 적용해 엄정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박희윤·김정욱기자 h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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