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제57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참가를 위해 지난 7월 6일부터 홍콩에 머물던 리정열(18)군이 같은 달 16일 저녁 사라진 뒤 한국총영사관을 찾아 망명을 신청했다고 홍콩언론들이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2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홍콩 현지 언론은 리 군이 지난주 말 홍콩을 떠나 한국에 도착했다고 홍콩 신생 민영통신사 팩트와이어뉴스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팩트와이어는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리 군이 약 80일간 은둔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무사히 도착한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팩트와이어는 리 군이 한국총영사관 내 회의실에서 머물렀으며 식사와 취침을 포함해 24시간 총영사관 직원들이 리 군과 동행했다고 보도했다. 리 군은 시간보내기 용으로 전자오락기를 받았으며 밝은 모습을 보였다고도 소개했다.
SCMP가 리군이 총영사관에서 지내던 8월 말 며칠간 포착한 모습이라면서 팩트와이어로부터 제공받은 영상과 사진도 공개했다. 영상 속에서 안경을 쓴 리군은 창가에 서서 블라인드 사이로 밖을 내다보거나, 불이 켜진 방안에서 누군가와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리 군은 1997년 홍콩 주권이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처음으로 홍콩에 탈북 의사를 밝힌 북한 주민으로 알려졌다.
팩트와이어는 주중 한국대사관 직원이 지난달 베이징(北京)에서 홍콩을 방문해 홍콩 보안 당국 등과 만나 리군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같은 보도에 대하 외교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로서는 탈북 관련 구체사항에 대해서는 탈북민의 신변안전, 관련국과의 외교문제 등을 감안해 확인해주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양해를 구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