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母 폭행' 父 살해한 아들, 국민참여재판서 징역 5년

어머니를 폭행하는 아버지를 살해한 아들이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어머니를 폭행하는 아버지를 살해한 아들이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29일 서울북부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이재희)는 존속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모(33) 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단의 의견(징역 6년 4명, 징역 5년 5명)을 고려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안 씨는 평소 술에 취하면 자신과 어머니에게 욕설 등 막말을 하거나 폭력을 행사한 아버지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7월 아버지가 서울시 강북구 자택에서 또다시 술에 취해 어머니를 폭행하는 것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라 흉기로 아버지의 가슴과 팔 부위를 수차례 찔렀다. 아버지는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숨을 거뒀다.

재판 과정에서 안 씨는 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어머니를 보호하기 위한 행위였기 때문에 정당방위 내지 과잉방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부친을 심장과 간이 관통될 정도로 수차례 찌른 점, 폭행 제지를 위해서는 몸싸움 정도로 충분했을 것인데도 바로 살해한 점 등을 감안하면 안 씨는 가해의 의사를 갖고 공격행위를 한 것이니 정당방위 내지 과잉방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친아버지를 잔혹하게 살해한 이번 범행은 효를 강조하는 전통적 가치관 및 일반 국민의 법 감정에 반하는 패륜적 범죄로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판시했다. 다만 “안 씨가 자백했고 반성하는 점, 어렸을 때부터 부친이 가족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지켜보며 고통을 겪어오던 중 부친이 또다시 어머니를 폭행하자 감정이 폭발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어머니 등 유가족이 대부분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과 배심원의 평결 결과를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영준인턴기자 gogunda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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