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바이오 초격차' 전략 카운트다운

바이오로직스 공모로 3조 실탄
자회사 증자 등 계열사 투자
2018년 3공장 완공 앞둬
양산 능력 세계 1위되지만
2위와 격차 벌리기 승부수

주: 2015년 말 기준 전망치
29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0일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당국에 제출할 예정인 가운데 삼성의 ‘바이오 초격차’ 전략이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바이오로직스는 수혈자금으로 자회사 증자와 3공장 건설 마무리, 차입금 상환 등에 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를 바탕으로 추후 4공장·5공장 건설에 나설 전망이다. 3공장이 완공되는 2018년 세계 1위(36만리터)가 되지만 자회사의 덩치를 키우고 생산시설을 추가해 2위와 차이를 크게 벌리는 것이다. 반도체 성공신화를 썼던 ‘초격차 전략’을 바이오 분야에도 적용한다는 얘기다.

삼성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0일부터 증권신고서 제출 등 본격적인 상장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연말 3공장을 착공한 바이오로직스는 2018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생산규모 3만리터인 1공장과 15만리터인 2공장에 3공장(18만리터)을 더하면 바이오의약품 생산업체 중에서는 양산능력 기준으로 단숨에 세계 1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은 2020년 생산규모 1위, 생산량 1위, 영업이익 1위를 노리고 있다.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로직스가 30일 제출할 신고서에는 자금용처로 자회사 투자와 3공장 건설 마무리, 차입금 상환 등이 이유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바이오로직스는 자회사로 아키젠과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두고 있다. 추가 투자를 통해 바이오 계열사를 대대적으로 키우겠다는 의도다. 자금의 일부는 3공장을 짓는 비용으로 들어간다. 2018년 완공될 3공장의 총투자비는 8,500억원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시간을 두고 추가로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고 있다. 2위인 론자나 3위 베링거와 격차를 크게 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지난해 12월 3공장 착공을 하면서 “4공장 건설을 추후 검토하겠다”고 공식화했다. 현재로서는 “시장 상황을 보겠다”는 게 공식입장이지만 그룹의 바이오 사업에 대한 기대치를 감안하면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도 지난 28일 대구 경북대에서 있었던 ‘청춘問(문)답’ 행사에서 “삼성은 과거 30~40년 전자에 투자해왔지만 앞으로 30~40년은 바이오에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룹 내에서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이 반도체와 비슷해 선제적인 대규모 투자를 통해 경쟁자를 압도하는 게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이외에도 바이오플랜트 공장의 표준화 모델을 만들어 향후 건설기간을 30% 이상 대폭 줄이는 방안을 통해 경쟁업체와의 차이를 더 벌릴 예정이다.

삼성의 고위관계자는 “전자에서 썼던 초격차 전략을 바이오에서도 쓸 생각”이라며 “공모자금은 시설투자와 운영비로 쓰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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