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민간 임대아파트, 신도림 아이파크...과도한 임대료 상승 논란

국내 최초로 민간 사업자가 100% 지어 공급한 임대아파트인 ‘신도림 아이파크’가 재계약을 앞두고 과도한 임대료 상승을 요구해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신도림 아이파크의 운영주체인 일양테라는 최근 입주민들에게 재계약 시 임대료를 보증금 3억원 월세 43만원으로 상향 조정한다는 내용의 ‘임대차 재계약 여부 조사표’를 배포했다. 지난 2015년 2월 입주 당시 보증금 3억원 월세 25만원이던 임대료를 2년 만에 70% 넘게 올리겠다는 의미다. 현재 단지 입주민들이 모여 만든 인터넷 카페에서는 과도한 월세 인상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이 단지는 15년 동안 임대업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용적률 혜택까지 받아 지어졌다.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을 적용 받기 때문에 2년 단위로 갱신되는 임대차 계약 시에 인상하는 보증금과 월 임대료는 5%를 초과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계약 시점을 앞에 두고 월세만 크게 올라간 것은 전월세 전환율을 적용해 월세를 전세금으로 전환 후 보증금과 합쳐 임대료 상승률을 계산한 탓이다. 기존 월세 25만원에 전월세전환율 6%를 적용해 전세금(5,000만원)으로 환산하고 이를 보증금 3억원과 합친 후 2년 동안의 임대료 상승률을 적용하면 3억8,587만원이 나온다. 이 중 3억원의 보증금은 그대로 두고 8,587만원에 다시 전월세전환율을 적용해 월세로 바꾼 가격이 이번에 신도림 아이파크의 민간사업자가 입주민들에게 제시한 42만9,350원이다.

그러나 이러한 계산법에는 크게 두 가지 오류가 있기 때문에 민간사업자가 제시한 월세 인상은 힘들다는 것이 국토부와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먼저 전월세전환율의 선정이 잘못됐다. 현재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전월세 전환율은 10% 혹은 기준금리의 4배 중 낮은 수치를 따르도록 정해져 있다. 이에 따라 전월세 전환율은 현재 기준금리(1.25%)x4인 5%로 책정돼야 한다.

보증금과 월세의 전세 전환금을 합친 후 임대료 상승률을 계산한 방법 자체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토부 주거복지기획과의 한 관계자는 “민간임대주택의 월 5% 임대료 상한 규제는 월 임대료와 보증금에 각각 따로 적용되는 내용”이라며 “이 두 가지를 합쳐서 계산하는 방법 자체가 법을 어기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