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홍우 기자의 군사·무기 이야기] 2017년 육군 베레모 착용 기준 바뀐다

장병들 "불편" 지적 잇달아

육군의 베레모 착용 기준이 바뀐다. 육군은 이르면 오는 2017년부터 베레모와 전투모(작업모)를 병행 착용할 예정이다. 지난 2011년부터 베레모를 쓰기 시작한 육군이 변경을 추진하는 것은 '불편하다'는 장병들의 지적이 누적돼왔기 때문이다.

육군은 6월부터 전 장병을 대상으로 베레모 착용의 불편 여부와 챙모자 형태의 전투모 병행 착용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내부 논의를 거쳐 변경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베레모 착용이 불편하다는 의견이 70%를 넘었고 전투모와 병행 착용에 대한 찬성 의견은 그 이상으로 높았다"고 전했다.


베레모
베레모를 착용한 육군의 모습.
/사진제공=육군

육군은 2011년부터 군모로 베레모를 착용해왔으나 직사광선이 강한 한국적 기후 특성에 맞지 않게 햇빛을 가려주지 못하고 통풍이 제대로 안돼 냄새가 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온도와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는 불쾌한 냄새까지 유발하고 가죽끈 재질에 대한 불만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육군은 이에 따라 베레모 전용 대신 베레모는 공식 행사나 휴가·외출시 착용하고 평상시에는 전투모를 착용하는 방향으로 원칙을 정하고 세부 작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육군 관계자는 "베레모가 하절기를 제외하고는 큰 문제가 없고 4년 전 도입 직전 전 장병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압도적 찬성 의견을 받은 만큼 현행대로 유지하자는 의견이 없지 않고 대안에 대해서도 다양한 견해가 나오고 있다"며 "바꾼다는 쪽으로 방향이 정해졌다"고 말했다.

육군은 내년 초 디자인진흥원에 새로운 전투모 형상(디자인) 개발을 의뢰하는 한편 군인 복제령 개정과 예산 확보 절차 등을 거쳐 2017년부터 새로운 규정을 적용하기로 했다. 베레모와 병행 착용할 작업모는 타군과의 보급 용이성, 단가, 장병들의 사기와 선호도 등 상충되는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육군은 2001년부터 베레모를 착용한 미군의 영향으로 2011년부터 베레모를 착용해왔다. 미 육군은 2011년 장병들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토대로 10년간 착용해온 베레모를 포기하고 챙모자 형태의 패트롤캡(필드캡)으로 되돌아와 현재에 이르렀다./권홍우기자 hong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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