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증시 상장한 해외 기업들
코스닥 시장에 ‘수입 먹거리’가 늘고 있다. 지난 2년여간 중국 일변도에서 벗어나 미국과 베트남 등으로 저변을 꾸준히 확대한 결과 기업공개(IPO) 유치 활동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따르면 현재 거래소에 상장된 해외 기업은 모두 14곳으로 이 중 크리스탈신소재(900250)(중국), 로스웰(900260)인터내셔널(중국), 헝셩그룹(900270)(중국) 등 3곳이 올해 상장했다. 또 잉글우드랩(미국), 양주금세기차윤제조(중국), GRT(중국), 오가닉티코스메틱(중국) 등이 올해 상장을 앞두고 있다. 지난 2014~2015년 2년간 상장된 해외 기업이 한 곳도 없었던 것에 비하면 큰 성과다. 유가증권 시장은 현재까지 상장된 해외 기업이 중국원양자원(900050)(중국), 코라오홀딩스(900140)(라오스), LS전선아시아(베트남) 등 3곳뿐이다.
2014년 신설된 코스닥 상장유치부는 올해 2개월에 1번꼴로 미국과 홍콩·베트남 등에서 해외 상장 설명회를 개최하며 코스닥 시장 알리기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이미 상장의사를 가진 기업이 많은 중국 일변도에서 벗어나 미국과 홍콩·싱가포르·베트남 등으로 관심 국가를 확대하면서 상장 가능 기업의 저변이 넓어졌다.
그 결과 8월 말 베트남에서 진행한 상장유치 설명회 결과 현재 4~5군데 기업이 상장 의사를 타진해오기도 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현지에서 1대1 면담을 진행했으며 동행한 벤처캐피털(VC) 중 일부는 베트남 게임 업체에 대한 투자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베트남이 코스닥이 지정한 2차 상장(해외 증시에 상장된 법인이 국내 예탁증서 발행을 통해 한국에 상장하는 것) 적격 국가에 포함되지 않아 베트남 기업의 상장이 어려워지자 해당 제도를 폐지하고 모든 국가의 2차 상장이 가능하도록 문턱도 낮췄다. 그 결과 베트남 증시에 상장된 침구류 기업 에버피아의 상장이 가능해졌다. 에버피아는 내년께 코스닥에 입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기업들은 코스닥 시장이 해외 대표 지수에 비해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점을 매력으로 꼽는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150 지수의 PER는 30.7배로 주요 선진국 대표 지수의 PER 15~25배보다 월등히 높다. PER가 높으면 기업이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에 비해 주가 수준이 높다. 연말 상장이 예정된 잉글우드랩 등 미국 기업이 최근 국내 상장에 관심을 갖는 까닭이다.
국내 시장에 상장되는 해외 기업이 늘어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선택의 폭도 넓어진다. 다만 최근 ‘중국원양자원’ 사태처럼 정보를 신속하게 얻기 어려운 해외 기업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옥석 가리기도 중요하다. 거래소는 이를 위해 우량 기업 발굴은 증권사에 맡기고 선정된 기업을 따로 면밀히 검토해 면담 여부를 결정하는 등 협업하고 있다. 정운수 코스닥시장본부 상무는 “해외 기업 상장은 2~3년에 걸쳐 성과가 나타나 2013년부터 꾸준히 설명회 등을 진행해왔다”며 “내년에도 올해 수준으로 해외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