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계열사들이 직제를 대폭 단순화하고 자율근무제를 도입하는 한편 성과별 보수를 확대하는 등 조직문화를 확 바꾼다. ‘변화를 느끼려면 찢어진 청바지도 입어봐야 한다’는 모토로 진행되고 있는 SK의 일하는 문화 바꾸기 직업은 생존을 위해 ‘파괴적 혁신’에 나서라라는 최태원 SK 회장 지시에 따른 것으로 SK는 물론 재계 전반의 조직문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은 이와 함께 계열사별로 글로벌 협력(합작·M&A)을 강화하는 등 신사업 추진상황을 토대로 미래에 새롭게 추진해나갈 사업군을 그룹 단위에서 선별해 세부전략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3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대대적인 경영혁신안을 3개월여의 준비작업 끝에 마무리했다.
계열사별 조직혁신 방안은 오는 12일 최태원 회장 주재로 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수펙스추구협의회 최고위 임원들이 참석하는 CEO 세미나에서 공개된다. 일부 계열사들은 그룹 및 내부조율 과정에서 일부 사업이나 계획 등을 취소·보류하는 등 혁신안 발표를 일주일여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룹 계열사들은 우선 조직혁신에 초점을 두고 있는데 SK네트웍스의 경우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 등 5단계로 나뉘었던 평직원 호칭 체계를 2단계(팀장-팀원)로 간소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팀원의 호칭은 ‘매니저’로 통일해 수평적 조직문화를 장려하고 구성원의 자율·창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는 SK텔레콤과 SK E&S 같은 계열사들이 앞서 시행한 방안이기도 하다. 다만 호칭파괴와 함께 기존 직급별 수당·승진체계까지 뜯어고칠지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SK 지주회사인 SK㈜도 자율근무제와 자율복장제를 골자로 한 ‘조직문화혁신안’을 마련했다. 이에 앞서 SK텔레콤은 호칭뿐 아니라 수당·승진까지 ‘팀장-팀원’ 인사제도의 틀에 맞춘 실질적 직급체계 개편안을 내놓았다. SK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바이오·정보통신기술(ICT)처럼 SK가 신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분야에서 자산을 효율화하고 세부전략을 조정하는 등의 사업개편안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안팎에서는 데이터센터 사업과 관련한 ICT 계열사 협업 확대 등 신사업역량 확보를 위한 다양한 혁신안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