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국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 연준과 ECB, 일본은행(BOJ), 영란은행 등 4개국 중앙은행의 증권보유액이 전월대비 32% 증가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포인트 내외 하락하고, 이로 인해 2개월 간 국내 소비자물가는 0.2%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양적 완화로 인해 경기가 살아나면서 우리 수출이 늘고, 이로 인해 국내 물가가 상승압력을 받진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2015년 말 기준 4개국 중앙은행의 증권보유액 합계는 7조5,130억달러로 2008년 말과 비교하면 604%가 늘었다. 미 연준이 3조7,460억달러로 7년 새 755.9% 증가했고, ECB(1조1,010억달러)가 671.6%, BOJ(2조819억달러)는 294.9% 각각 늘었다.
주요국의 장기 금리 하락도 우리나라 국내 물가를 낮춘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주요국의 장기금리 평균 수준이 0.5%포인트 하락하면 원·달러 환율이 2.5%포인트 내외로 하락하고, 이게 다시 3개월 후 소비자물가를 0.2%포인트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은 관계자는 “국내물가 하락의 주된 요인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공급측 충격”이라며 “주요국 중앙은행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외국인 자본 유입을 유발해 환율 경로를 통해 국내 인플레이션의 추가적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