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의 팀킬?...말실수에 발목 잡힌 힐러리

●악재 만난 힐러리
"오바마케어는 미친 제도"
남편 클린턴 발언 논란 확산
●꼬리 무는 트럼프 탈세의혹
1조원 손실 신고한 1995년
호화 전용기·빌딩 사들여

역대 최고 비호감 후보들 간의 대결로 불리는 미국 대선판에 하루가 멀다 하고 메가톤급 폭로와 말실수 폭탄이 가세하면서 초유의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유력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WP)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1조원의 손실을 신고하며 세금을 회피한 해에 호화 전용기를 사들이고 빌딩을 매입한 사실을 폭로하며 그를 둘러싼 탈세 의혹이 더욱 확대될 조짐이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역시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최대 우군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애지중지하는 ‘오바마케어’를 “가장 미친 제도”라고 비난하면서 말실수에 발목이 잡혔다.


WP는 4일(현지시간) 트럼프가 지난 1995년 개인 제트기와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빌딩’을 사들이며 돈을 물쓰듯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의 1995년 소득세 보고서를 입수해 당시 그가 9억1,600만달러(약 1조100억원)의 손실을 신고한 뒤 18년간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WP는 막대한 적자를 앞세워 연방소득세를 회피한 트럼프가 그해 어떻게 동시에 번창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자신의 책에 “1995년은 대성공의 해”라고 자평한 사실도 덧붙였다.

트럼프의 측근인 로저 스톤은 세금신고서를 NYT에 유출한 배후가 “트럼프그룹의 현직 또는 전직 직원일 수 있다”고 추정하면서 “법적으로 내야 할 세금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는 그런 인물은 미국 대통령이 되기에 너무 멍청하다”고 말해 트럼프가 ‘세금 전문가’임을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의 탈세 의혹으로 승승장구하던 클린턴의 발목을 잡은 것은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미시간주 플린트 유세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핵심 정책인 건강보험개혁안(오바마케어)에 대해 “세상에서 가장 미친 제도”라고 날 선 비판을 가했다. 오바마케어는 힐러리 클린턴은 지지하는 반면 트럼프는 당선시 폐기를 공언한 정책으로 남편이 오히려 상대 후보의 편에 선 셈이다. 트럼프 선거캠프 대변인인 제이슨 밀러는 “빌 클린턴 같은 민주당원들이 이제야 오바마케어라는 나쁜 정책이 실제로 어떤 것인지 깨닫기 시작했다”고 공세를 펼쳤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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