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해외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부동의 1위였던 미국을 누르고 새로운 ‘큰손’으로 등장했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장조사 업체 딜로직을 인용해 중국의 올해 1~9월 해외 M&A 규모가 1,739억달러(약 193조2,900억원)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외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M&A는 규모와 건수 면에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8%, 36% 치솟은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은 지난 2008년 이후 꾸준히 선두 자리를 지켜왔으나 8년 만에 1위 자리를 내줬다.
특히 올해는 중국 기업과 세계적인 기업 간 ‘빅딜’이 눈에 띈다. 중국화공(켐차이나)이 올 2월 발표한 스위스 농약·종자 기업 신젠타 인수금액은 467억달러로 지금까지 중국 기업이 체결한 인수 계약 중 가장 큰 규모였다. SCMP는 특히 중국 정부가 미국이나 유럽 선진 기업들이 보유한 선진기술 도입을 위해 기업 M&A를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점이 M&A 활성화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 기업들의 광폭 행보가 각국의 안보 위협을 부추기면서 기업 간 합의 후 최종 성사가 좌절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기술산업 분야에서는 이 기간 상대 기업의 거절이나 협상 기간 만료로 무산된 거래만도 10건, 금액 기준으로는 101억달러 규모에 달했다고 SCMP는 전했다. 케이스 포그슨 언스트앤영 선임연구원은 “M&A 협상 한두 건이야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지 않겠지만 수가 늘어나면 얘기가 달라진다”며 “특히 (미국 대선 등) 변화를 겪고 있는 지금 중국과의 M&A 문제는 매우 민감한 이슈로 부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