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허리케인 ‘매슈’에 美 플로리다 150만명 탈출

4개주 비상사태 선포 준전시 상황
디즈니월드·공항 등 임시 폐쇄
아이티 사망 300명 안팎·이재민 35만

최강 허리케인 ‘매슈’가 미국 남동부 해안에 상륙하자 플로리다주에서만 150만명이 대피하며 준전시 상황을 방불케 하고 있다. 매슈가 먼저 휩쓸고 간 아이티는 일부 도시가 폭격을 맞은 듯 폐허가 돼 사망자가 300명 안팎에 달하며 35만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허리케인 매슈 상륙 전인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연방정부 차원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허리케인 피해가 예측되자 플로리다와 사우스캐롤라이나·노스캐롤라이나·조지아 등 4개 주가 전날 주 자체 비상사태를 발표한 데 이은 추가 조치였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도 “(대피하지 않으면) 이번 허리케인은 당신을 죽일 것”이라는 강력한 표현으로 주민들의 피난을 촉구해 플로리다에서 150만명,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50만명이 내륙 지역으로 대피했다.


중심 풍속이 최고 250㎞에 달하는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매슈는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인 4급으로 위력을 키워 미 동부 해안을 때리면서 주 방위군 5,000여명이 재난대응에 동원됐다. 디즈니월드와 플로리다 내 공항들은 임시 폐쇄됐으며 매슈의 영향권에 있는 학교와 관공서 등은 7일까지 문을 닫았다.

매슈는 앞서 카리브해 소국인 아이티를 강타해 300명 안팎의 희생자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이날 아이티의 사망자 수가 200명을 넘어섰다고 전했지만 도로가 끊겨 구조대가 접근하지 못한 피해 지역이 많아 사상자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은 허리케인 피해를 크게 입은 일부 도시는 건물의 80%가 무너지고 도로와 전화·전기가 모두 끊겨 아이티에 35만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해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매슈는 경로 예측마저 어려워 미 기상 당국과 주 정부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7일 오전 플로리다에 당도한 매슈는 하루 종일 많은 비를 뿌린 후 대서양으로 빠져나가 9일께 힘을 잃을 것으로 관측됐지만 해상에서 고기압을 만나 유턴해 플로리다를 재차 습격할 수도 있다고 기상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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