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남부 체첸 자치공화국의 수장이 10세 이하의 어린 아들들을 종합격투기 대회에 출전시켜 아동학대 논란이 일고 있다. /출처=유튜브 캡쳐
러시아 남부 체첸 자치공화국의 수장이 10세 이하의 어린 아들들을 종합격투기 대회에 출전시켜 아동학대 논란이 일고 있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2007년부터 체첸을 통치하고 있는 람잔 카디로프는 자신의 아들 아무드(10), 젤림칸(9), 아담(8)을 지난 4일 체천의 수도 그로즈니에서 열린 어린이 종합격투기 대회에 출전시켰다. 이 대회는 카디로프의 생일을 맞아 개최된 대회로, 체첸 전역에 TV 중계됐다. 카디로프의 아들들은 모두 승리를 거뒀다.
논란은 카디로프가 경기 영상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불붙었다. 카디로프는 “꼬마 아담이 그가 진짜 사자라는 것을 증명했다. 결승에서 의지나 정신이 모두 강한 상대를 만났으나 아담이 결국 챔피언 벨트를 거머쥐었다”는 글도 함께 올렸다. 어린 아이들이 보호장비도 없이 서로에게 주먹질을 휘두르는 장면에 많은 이들이 ‘아동학대’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면서 러시아의 아동 인권 활동가, 스포츠 스타, 정치인들도 잇달아 당국의 조사를 촉구했다.
러시아 종합격투기 회장 에밀리아넨코 표도르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협회 규정에 12세 이하는 종합격투기 시합에 출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며 “그로즈니에서 일어난 일은 받아들일 수도, 정당화할 수도 없다”고 비판했다. 또 “12세 이하는 관중석에도 있어서는 안 되는데 8세 아이들이 어른들의 즐거움을 위해 서로를 때렸다”며 “이런 일이 체첸공화국 수장 앞에서 일어났다는 것에 분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준인턴기자 gogunda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