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EPA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한 유명 토크쇼 출연하면서 질문답변을 사전에 짜 맞춘 ‘각본 인터뷰’를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미 보수매체 워싱턴프리비컨은 5일(현지시간) 클린턴캠프의 내부 이메일 메모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클린턴이 지난 2월 17일 ‘스티브 하비 쇼’에 출연하기 전 양측이 사전에 인터뷰 형식과 예상질문을 놓고 사전 협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클린턴은 모든 예상질문을 미리 파악하고 답변까지 준비한 상태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이 메모에는 먼저 “스티브는 출연자를 편하게 해 주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진행자다. 인터뷰 원고 내용과 형식에 대해 해당 프로듀서들과 긴밀히 협의했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또 “스티브 하비 쇼는 일반적으로 정책 현안에 대해서는 가볍게 다루기 때문에 스티브가 깊게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돼 있다.
인터뷰의 목적에 대해선 “흑인과 여성 유권자들에게 구애하기 위한 것이다. 스티브 하비 쇼가 흑인들이 가장 많이 보는 TV쇼이기 때문에 우리가 접근했다”고 기술돼 있다. 이어 “스티브가 여기 아래의 사진에 나와 있는 당신(클린턴) 인생의 여러 다른 순간들에 관해 얘기하며 추억의 뒤안길을 떠올리게 할 것”이라는 내용도 나온다.
실제 클린턴은 인터뷰 도중 스크린에 등장하는 자신의 12살 적 사진을 보면서 ‘오! 세상에’ 등의 감탄사를 자아냈다.
클린턴이 이 인터뷰를 한 시점은 경선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으로부터 맹추격을 당하던 상황이다. 클린턴이 흑인과 여성 표를 노리고 전략적으로 잘 짜진 각본 인터뷰를 한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각본 인터뷰에 관한 내부 메모는 애초 러시아 해킹조직으로 추정되는 ‘DC리크스’의 웹사이트에 공개된 이메일에 첨부돼 있었다. 그 뒤 워싱턴프리비컨이 처음 분석해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