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보이튼 비치 커뮤니티 고등학교에 주민들이 대피해있다. 미국 정부는 4급 허리케인으로 분류된 매슈가 최고 5.5m의 파도와 3.3m 높이의 폭풍 해일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주민들에게 대피를 지시했다. /플로리다=AP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에 다가온 초강력 허리케인 매슈가 불과 한 달여밖에 남지 않은 미국 대선판의 바쁜 발목을 붙잡았다. 백악관 입성을 노리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허리케인 이동경로에 촉각을 세우면서 유세일정과 방식을 대폭 조정하는 등 마지막 표심 다지기에 나섰다.
6일(현지시간) AP통신과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두 후보 모두 캠프 자원봉사자와 직원 등 선거운동에 나선 인력을 모두 철수했다. 아울러 심각한 피해가 예상되는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이들을 상대로 대피를 권했다.
트럼프 캠프는 안전을 우려하며 딸 이반카 트럼프가 참가하는 플로리다주 여성 유권자 대상 버스 유세 일정을 취소했다. 29명의 대의원이 몰려있는 경합주 플로리다지만, 정부 지시를 어기면서까지 유세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판단에서였다. 트럼프는 이날 “가족의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며 “우리가 당신과 허리케인의 궤도 아래 놓인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달라”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는 경쟁후보 클린턴에 대한 네거티브 TV 광고도 중단했다.
클린턴 캠프는 해당 지역이 매슈의 영향에서 벗어날 때까지 날씨 채널에서 방송예정인 TV 광고를 모두 연기했다. 이번 결정은 ‘허리케인 매슈를 정치적 이익을 위해 활용하고 있다’는 공화당 측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클린턴 캠프는 허리케인 피해로 선거등록 절차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 로비 묵 클린턴 캠프 선거본부장은 플로리다주 선관위에 오는 11일 마감예정인 유권자 등록절차 기한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미 대선은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민주당 후보에 유리하게 전개되는 경향이 있다.
한편 초강력 4급 허리케인 매슈는 최고시속 220㎞의 강풍과 폭우를 동반하고 조지아·사우스 캐롤라이나·노스 캐롤라이나주로 접근해 현지시간 이날 밤 플로리다 연안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