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성매매녀 도망못가게’…개 목줄 채우고 난간에 묶어 감금

법원 “온갖 가혹 행위로 피해자 인격·인권 짓밟아”…실형 선고

또래인 10대 여자 청소년에게 성매매를 알선하고, 도망가지 못하도록 감금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들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성매매 여성을 갖가지 방법으로 폭행하고 도망가지 못하도록 개 목줄을 목에 채운 뒤 베란다 난간에 묶어 감금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고등법원 제1형사부(재판장 윤승은)는 8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영업행위 등) 등 혐의로 기소된 A(20)씨와 B(19)씨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 또 이들에게 성폭력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도 명했다.

이들은 1심에서 각각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은 뒤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친구 사이인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대전 일원에서 성매매 여성인 C(17)양의 부탁으로 성매매 남성을 물색하고 모텔까지 데려다주는 등 보호해주기로 하고, 11월 중순까지 C양이 25차례 성매매를 해서 받은 돈의 절반을 받아갔다.

그러나 C양은 한 달여 만에 연락을 끊고 도피했고, 이들은 C양에 대해 앙심을 품게 됐다.


그해 12월 25일 오후 7시께 잠적했던 C양을 대전 시내에서 발견한 A씨 일행은 근처 주차장으로 C양을 데려가 승용차에 태운 뒤 거짓말을 하고 도망갔다는 이유로 폭행했다.

그날 밤 A씨는 자신의 집으로 C양을 데려간 뒤 “너 왜 자꾸 도망가느냐, 섬에 팔아버리겠다”고 협박하면서, 고무줄을 늘였다가 놓는 방법으로 괴롭히거나 슬리퍼로 얼굴을 때리고, 라이터를 눈에 집어 던지는 방법으로 폭행했다.

또 방바닥에 엎드려 뻗치게 한 뒤 그 자세에서 불을 붙인 담배를 입에 물고 있게 하는 등 가혹 행위를 했다.

B씨는 다음날 오전 3시께 C양이 도망갈 수도 있다는 이유로 포장용 끈으로 양손과 양다리를 묶었다. 특히 개 목줄을 C양 목에 채운 뒤 베란다 난간에 묶어 놓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여자 청소년을 경제적 이익 추구 수단으로 삼아 성매매를 업으로 알선한 것은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가혹 행위를 함으로써 상해를 가하기까지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피고인들은 온갖 폭행과 협박으로 가혹 행위를 해 피해자의 인격과 인권을 짓밟는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며 “개 목줄을 피해자의 목에 채우는 등 차마 사람에게 해서는 안 될 가혹 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판시했다.

이어 “범행 당시 사회경험이 그다지 충분하지 못한 나이 어린 청년이었던 점 등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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