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치킨 매장
이문기 이루에프씨 대표
현미바사삭 치킨
어린 시절 기자의 아버지는 치킨을 배달해 먹는 것을 싫어하셨다. 가장 큰 이유는 기름이었다. 수많은 닭을 튀기면서도 돈을 아끼려고 오래된 기름을 그대로 쓰는 집이 많다는 주장이었다. 어른이 되고 나니 당시 아버지의 걱정을 십분 공감하게 됐다. 나 역시 가족이 먹는 치킨이라면 어떤 기름에 닭을 튀길지 궁금해진 게 사실이다. 사회적으로도 바른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탓에 친구들이나 주변 지인들 역시 후라이드 치킨의 색깔이나 기름 맛에 더욱 민감해진 모습이다.
최근 만난 이문기 이루에프씨 대표는 이처럼 깨끗한 기름에서 튀긴 치킨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점을 파악하고 지난해 ‘바른치킨 브랜드를 론칭했다. “대한민국 국민은 깨끗한 기름에 튀긴 치킨을 먹을 권리가 있다”는 것을 브랜드 모토로 삼고, 그야말로 바른 먹거리를 위한 노력에 회사 역량을 집중하는 중이다.
이 대표의 설명대로 바른치킨의 최대 경쟁력은 기름에 있다. 업계 최초로 닭을 몇 마리 튀겼을 때 기름을 교체해야 하는 기준을 만들고 가맹점에서 이를 철저히 지키도록 오일 코디네이터가 정기 점검한다. 이 대표는 “오뚜기와의 협업으로 동일한 기름에 닭 몇 마리를 조리했을 때 건강한 치킨인지를 실험했다”며 “매우 보수적으로 현미 전용유 18ℓ한 통으로 58마리만 조리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 대표는 “가맹점 포스 기계에도 기름 관련한 알림 기능이 있고, 기름만 전문으로 교환해주고 이를 관리 감독하는 코디네이터를 두는 등 기름에 대해선 완벽을 기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닭을 튀기기 전에 버무리는 파우더를 쌀가루로 만드는 것도 바른 먹거리를 위한 노력 중 하나다. 쌀가루의 경우 밀가루보다 결착력이 낮아 튀김옷을 입힐 때 기피하는 업체들이 상당수지만 이 대표는 쌀가루로 결착력을 높이고 바삭한 식감을 구현하는데도 성공했다. 밀가루는 기름을 흡수하는데 반해 쌀가루는 기름을 뱉어내는 성질이 있어 뒷맛이 개운하고 건강에도 좋은 것이 특징이다.
1년여 만에 바른치킨 직영점과 가맹점을 75개까지 늘린 이 대표는 자체 물류와 인테리어 면에서도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경기 하남에 1,000㎡ 규모의 대형 냉장·냉동 설비를 보유한 물류센터를 설립, 전국 가맹점에 신선한 식재료를 매일 직배송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가맹점 가입을 위한 인테리어 역시 가성비에 초점을 뒀다. 기존 매장을 통째로 뜯어고치는 것보다 주방 변화에 무게를 두는 방식으로 리모델링에 신경쓴다. 깨끗한 주방에서 맛있는 치킨이 만들어진다는 게 이 대표의 철학이기 때문이다.
바른치킨의 메뉴 구성도 ‘건강’ 콘셉트에 집중돼 있다. 대표 메뉴인 ‘현미바사삭 치킨’부터 ‘통곡물 간장 치킨’ ‘꿀바른 마늘 치킨’ ‘양념바른치킨’ ‘바른 순살파닭’ 등 모든 메뉴가 맛과 건강을 동시에 잡았다. ‘닭가슴살 사라다’ ‘고추 김말이 튀김’ 등 색다른 메뉴로 다양한 소비자 입맛을 노린 것도 경쟁 포인트다.
2009년 론칭한 햅살 베이크 치킨 브랜드 ‘땡큐맘치킨’(70개점)과 2012년에 선보인 수제맥주 전문점 ‘통파이브’(55개점)까지 합치면 이루에프씨의 가맹점은 200여개에 달한다.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룬 이 대표는 사업 확장 욕심보다 ‘건강한 맛’을 소비자가 알아준 것이 회사 성장의 비결이라고 말한다. 이 대표는 “회사의 목표가 ‘식(食)’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자”라며 “건강한 먹거리 문화를 확산시키고 좋은 메뉴얼과 시스템을 갖춰 누가 창업을 해도 성공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