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지난 7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홍성=이호재기자.
대권 도전 의사를 강력하게 밝히고 있는 안희정(사진) 충남도지사는 지난 7일 충남 홍성 내포신도시의 충남도청 집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시장의 역동성과 기업가의 도전정신으로 경제가 끊임없이 번영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기업가정신이 발휘될 수 있도록 정치권의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지사는 “미국의 대통령이 실리콘밸리에다가 어떤 산업을 해라 마라 하는 것을 봤냐”면서 “지금은 거의 대통령이라고 쓰고 임금님이라 생각하는 나라에 여전히 살고 있다. 이런 국가체제로는 더 이상 미래번영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안 지사는 공정한 법 적용을 강조했다. “민주주의는 법과 제도의 통치인데 우리는 법과 제도의 모든 관계를 사람의 관계로 다 해소시키려고 한다”며 “그러니 영남정권·호남정권·충청정권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이 구조를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는 법치다. 현재의 법과 제도를 가장 공정하게 운영해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리더십이 중요하다”며 “정치지도자가 스스로 어떤 법 위에 군림하는 통치력을 스스로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증권거래법이든, 공정거래법이든, 상속법이든 법만 공정하게 운영하면 지금과는 100% 달라진다”고 주장했다.
기업에 대한 간섭은 최소화하되 법과 제도에 의한 통치를 강조하는 안 지사의 발언은 언뜻 기업 친화적인 발언으로도 보이지만 재벌들의 경영 행태는 강력하게 비판했다. “재벌과 기업가는 전혀 다르다. 한국의 재벌은 더 이상 유지 불가능하다”며 “시장 질서의 핵심은 자유경쟁인데 그들은 자유경쟁체제를 위배하며 거래의 70~80%가 내부거래로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안 지사는 “창의와 혁신을 통해 전 세계로 넓혀가는 것이 아니라 수직계열화를 통해 1차·2차·3차 벤더를 파먹는 것”이라며 “이 상태로는 국민 경제도 죽고 미래 기업 가치도 죽기 때문에 재벌체제는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대북문제 해결과 주변국들과의 외교 역시 새로운 시대 흐름에 맞춰 바꿔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피봇투아시아(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 ‘리밸런싱’으로 불리는 미국의 대 아시아 전략은 20세기 낡은 프레임의 재판”이라며 “미일 동맹을 통한 중국 봉쇄는 동서 냉전체제의 낡은 구도다. 그런 체계가 강화될수록 한반도는 위기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많은 시민이 중국의 경공업 제품에 의해 그들의 삶을 영위하고 있는데 무슨 대중 봉쇄를 하고 전선을 만드느냐”며 “미일 동맹 대신 미중 동맹을 하고 동북아에서 평화질서를 만들기 위해 미국은 북한과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안 지사는 “어떤 경우라도 우리는 자위력을 가져야 한다”며 “자주국방을 위해 전시작전통제권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선후보 간 경쟁에 있어 더 이상 ‘서로 뺨 때리기’는 그만하자고 말했다. 안 지사는 “왜 다른 후보들과 각을 안 세우느냐고 하는데 이는 경쟁자 불러놓고 뺨 때리기 게임을 시키는 것”이라며 “그것은 인간 본성에 어긋나는 것으로 나는 직업정치인으로서 내 존엄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각자 나를 (대통령으로) 뽑아주면 이런 미래를 만들겠다고 얘기하고 도전하면 주권자들이 판단해서 찍어주면 그 결론대로 하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성(내포신도시)=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사진=이호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