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신도시의 아파트 가격이 판교신도시 턱밑까지 추격했다. 매매가 1위로 수도권 2기 신도시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판교신도시 아파트 가격이 정체된 사이 인프라가 갖춰지고 있는 위례신도시가 치고 나오며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도권 2기 신도시 아파트값 1위가 바뀔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급등하는 위례, 정체된 판교=1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말 위례신도시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는 2,211만원으로 지난해 10월(3.3㎡당 1,944만원)과 비교해 약 1년 사이 13.7%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잠깐의 가격 하락이 있었지만 매매가격이 꾸준히 오르며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위례신도시 A2-11블록 ‘자연앤래미안e편한세상’ 전용 84㎡는 7월 7억3,000만원에 실거래됐던 것이 지난달 8억1,200만원에 실거래 신고가 되며 불과 3개월 사이 8,000만원 넘게 올랐다. 위례신도시 A2-3블록 ‘위례자이’ 전용 101㎡ 분양권의 실거래가격도 올해 1월 최고 7억8,474만원에서 지난달 8억3,362만원으로 5,000만원가량 상승했다.
송파구 장지동 인근 W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잠깐의 조정기를 거쳤지만 최근 들어서는 다시 급등하는 모습”이라며 “강남 재건축발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이곳까지 번진데다 신도시로서의 모습이 점차 갖춰지고 있는 것이 매매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판교신도시의 아파트 가격은 정체 중이다. 지난달 판교신도시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2,328만원으로 지난해 10월(3.3㎡당 2,304만원)에 비해 1.0% 오르는 데 그쳤다. 이 기간 동안 위례신도시 아파트 3.3㎡당 평균 가격과의 격차 역시 360만원에서 117만원으로 3배 이상 좁혀졌다.
◇수도권 2기 신도시 아파트 가격 왕좌 뒤바뀔까=위례신도시가 판교신도시의 아파트 가격을 빠르게 추격하면서 수도권 2기 신도시 아파트 가격의 왕좌가 바뀔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지역 모두 강남 접근성을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는데다 향후 개발호재를 기대할 수 있어 왕좌를 차지하려는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상황으로는 위례신도시의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입주가 진행되면서 부족했던 인프라가 탄탄해지고 있는데다 인근 송파 가락과 잠실에 위치한 단지들의 매매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김재언 미래에셋대우 부동산팀장은 “판교의 경우 제2판교테크노밸리가 들어설 예정이지만 이미 아파트 가격에 많이 반영된 상황”이라며 “위례신도시는 최근 두세 달 사이 매매가격 상승폭이 오히려 더 커지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