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달 바이오헬스 7대 강국 진입을 위한 종합발전전략을 발표했지만 선진국과 견주기에는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올 들어 조성한 1,500억원 규모의 ‘글로벌헬스케어펀드’도 평균 비용 2억 달러에 성공확률 5%인 신약개발의 특성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국내 제약사의 신약개발 투자도 연 1,000억~2,000억원 수준으로 매년 수조원씩 투자하는 글로벌 제약사와 경쟁 자체가 되지 않는다.
이런 열세를 딛고 기회를 잡으려면 무엇보다 신약개발 투자환경부터 조성해야 한다. 조 단위의 초대형 펀드를 만들어 신약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다. 이를 통해 제약사의 개발비 부담을 줄여주는 동시에 수백개 사업에 대한 분산투자로 성공확률도 끌어올릴 수 있다. 영국 런던시가 미국을 따라잡기 위해 100억파운드(약 13조8,800억원)펀드 조성에 나서는 이유다.
바이오헬스 시장은 2024년 약 2조6,000억달러 규모의 거대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자동차·화학제품을 합친 것보다 크다. 이런 유망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해내야만 저성장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다. 제약·의학업체들의 노력에다 이를 뒷받침할 투자 시스템과 정부 지원이 어우러져야만 가능한 일이다. 신약 연구개발의 토대가 될 메가펀드를 조성하는 것이 시발점이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