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오른쪽 두번째) SK하이닉스 혁신 기술 연구소 수석과 존 랭건(〃 다섯번째) 버슘 머티리얼즈 최고기술책임자(CTO), 필립 웡(〃 네번째) 스탠퍼드 교수, 요시오 니시(가운데) 스탠퍼드 교수, 데이브 헴커(〃) 램 리서치 CTO가 ‘인공신경망 반도체 소자 공동 연구개발’ 협약을 맺은 뒤 손을 모으며 활짝 웃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빅데이터·인공지능(AI) 관련 산업의 발전에 맞춰 인간의 두뇌를 닮은 미래 반도체를 본격 연구한다고 13일 밝혔다.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인간의 두뇌를 닮은 미래 반도체 연구를 위해 미국 스탠퍼드대와 뭉쳤다. SK그룹이 인공지능(AI)을 신성장 동력으로 내세운 가운데 이를 하드웨어 분야에서 뒷받침하려는 행보다.
SK하이닉스는 스탠퍼드대와 ‘인공신경망 반도체 소자 공동 연구개발’ 협약을 맺었다고 13일 밝혔다. 램리서치와 버슘 머티리얼즈 등 SK하이닉스와 협업하는 반도체 장비·재료 회사도 공동 참여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향후 뇌신경을 모방한 뉴로모픽(Neuromorphic) 칩 개발을 위한 전기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뉴로모픽칩은 인공신경망 소자를 토대로 사람 뇌의 사고 과정을 모방해 만든 반도체다. 빅데이터 시대를 외치는 현재, 쏟아지는 데이터 중엔 기계가 인식하기 어려운 비정형적 문자·형상·음성이 가득한데 뉴로모픽칩은 이런 비정형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방대한 데이터 처리에 따른 컴퓨터의 속도 저하, 전력 소비 증가 같은 문제도 보완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연구를 기반삼아 뉴로모픽칩 개발까지 성공한다면 메모리 반도체의 기능과 시스템 반도체의 연산 능력까지 갖춘 획기적 반도체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뉴로모픽칩의 최종 진화 단계는 하나의 반도체로 사람의 두뇌처럼 동시다발적 연산과 정보처리가 가능해지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SK하이닉스로선 SK가 추진하는 AI 관련 산업의 확대를 위해서도 뉴로모픽칩의 개발이 중요하다.
SK하이닉스와 스탠퍼드는 인공신경망 반도체 소자 개발에 강유전체 물질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강유전체는 전압을 가하지 않아도 양극과 음극이 나뉘는 분극 상태를 유지하는 물질로서, 데이터를 보다 다양한 상태로 기억할 수 있다.
홍성주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장(부사장)은 “이번 공동연구는 소자·공정·장비·재료·설계 등 각 참여자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인공신경망 반도체 소자의 개발을 가속화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