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원에 달하는 빚을 갚기 위해 10년지기를 잔혹하게 살해한 40대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출처=이미지투데이
빚을 갚기 위해 10년간 알아온 지인을 잔혹하게 살해한 40대가 징역 35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13일 서울고법 형사 2부(이상주 부장판사)는 강도살인, 강도살인미수,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43)씨에게 총 징역 30년 6개월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35년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조사 결과 김씨는 빚이 10억 원에 달해 독촉에 시달리자 2002년부터 알고 지내온 지인 A씨의 아파트를 담보로 돈을 빌리기 위해 “부동산 매매를 하려고 하는데, 명의를 빌려달라”고 거짓으로 부탁했다. 그러나 A씨가 인감을 빌려주는 것을 거부하자 김씨는 지난해 2월 5일 A씨를 경기 동두천의 한 건물에서 목을 졸라 숨지게 하고 이틀 뒤 시체를 충남 한 야산에 묻어 유기했다.
김씨는 A씨가 숨지자 주민등록증과 현금, 지갑, 인감을 훔쳤고,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자신에게 전화해 두 사람이 통화한 것처럼 가장했다. 또 그는 A씨가 숨진 뒤에도 곁에 있던 의자로 5분 동안 피해자의 목을 짓누르는 등 인면수심 행각을 저질렀다.
1심은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할 필요성을 고려하면 무기징역에 처해야 하나는 검찰 의견도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면서도 “김씨가 범행을 뉘우치고 어린 자녀들이 있는 점을 고려했다”며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이밖에 김씨는 2012년에는 채무를 독촉하는 지인 B씨를 살해하고 돈을 빼앗으려다 실패해 살인미수 혐의를 받은 기록도 있으며, 김씨는 2013년 6∼11월 지인들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7,500만원을 받아 챙긴 사기 혐의로 따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개월이 선고된 적도 있다.
이와 같은 사건들은 병합 심리한 항소심 재판부는 1심보다 높은 형량인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60대 노령인 A씨를 살해하고도 확실하게 목숨을 끊기 위해 의자로 목을 누르는 등 매우 잔혹한 모습을 보였다”며 “죄책에 상응한 엄중한 책임을 묻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피해자가 처음에는 김씨의 거짓 제안에 자신의 인감을 넘겨주려 했을 정도로 김씨를 신뢰했다”며 “그럼에도 김씨는 범행 후 A씨 가족들의 피해를 회복시키기 위해 아무런 노력이나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재아인턴기자 leejaea555@sedaily.com